[한경 CFO Insight]미래사업 실탄 마련에 분주한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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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판 대기업들이 새 먹거리 사업의 IPO(기업공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미래사업을 키우기 위해 실탄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고성장 모빌리티사업의 주식시장 입성 추진에 나섰다. 이달 들어 일부 증권사와 렌터카 1위 롯데렌탈의 상장 계획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부문의 기업공개(IPO) 작업에 뛰어들었다. LG화학이 지난달 전격적으로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발표했다. 대기업들이 최근 미래사업 IPO에 속도를 내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저성장, 저금리가 최적의 자본확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성장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단기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가 가져올 후폭풍을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파른 주가 회복이 1999년의 닷컴버블처럼 일시적 과열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분위기를 바꾼 주요 계기로 증권사 기업금융담당자들은 지난 7월 SK바이오팜의 상장을 꼽고 있다. 상장 후 세 차례에 걸친 상한가를 행진을 끝내고, 0.9% 더 올랐던 지난 7월 8일, SK바이오팜 주식 거래대금은 하루 2조원을 웃돌았다. 외국인이 보유량을 다소 덜어냈지만 개인은 물론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도 주식을 더 사들였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담 임원은 “신성장 산업을 이끄는 소수의 대기업그룹 계열사에 깜짝 놀랄 만큼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낮은 할인율(금리)로 이들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 환산가치가 크게 부풀려졌고, 이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믿음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들도 분주해졌다. 장기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예비 상장 기업들을 설득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IPO 추진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확실한 신호탄이 됐다. 코로나19가 상장 경쟁업체들을 압도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온 ‘유니콘’의 출격까지 이끌어낸 셈이다. 이런 흐름은 또 다른 많은 기업의 신주 발행을 자극하면서 산업구조 재편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돈이 기술 혁신에 들어가면 산업혁명의 사이클은 앞당겨질 수 있다. 주가가 급등한 일부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추진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체외진단 신사업에 뛰어든 드림텍의 주가는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다섯 배나 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47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두 배 이상으로 뛴 유바이오로직스, 조이맥스 등도 증자에 나섰다.
롯데의 고성장 모빌리티사업과 LG의 배터리사업도 IPO를 계기로 도약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차량 구매와 내연기관 같은 기존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동안에도 아마존은 매출이 늘고 고용을 늘렸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극적인 사건이 기술변화를 자극하고, 이로 인한 자산시장의 변화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롯데그룹은 고성장 모빌리티사업의 주식시장 입성 추진에 나섰다. 이달 들어 일부 증권사와 렌터카 1위 롯데렌탈의 상장 계획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부문의 기업공개(IPO) 작업에 뛰어들었다. LG화학이 지난달 전격적으로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발표했다. 대기업들이 최근 미래사업 IPO에 속도를 내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저성장, 저금리가 최적의 자본확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성장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단기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가 가져올 후폭풍을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파른 주가 회복이 1999년의 닷컴버블처럼 일시적 과열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분위기를 바꾼 주요 계기로 증권사 기업금융담당자들은 지난 7월 SK바이오팜의 상장을 꼽고 있다. 상장 후 세 차례에 걸친 상한가를 행진을 끝내고, 0.9% 더 올랐던 지난 7월 8일, SK바이오팜 주식 거래대금은 하루 2조원을 웃돌았다. 외국인이 보유량을 다소 덜어냈지만 개인은 물론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도 주식을 더 사들였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담 임원은 “신성장 산업을 이끄는 소수의 대기업그룹 계열사에 깜짝 놀랄 만큼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낮은 할인율(금리)로 이들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 환산가치가 크게 부풀려졌고, 이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믿음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들도 분주해졌다. 장기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예비 상장 기업들을 설득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IPO 추진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확실한 신호탄이 됐다. 코로나19가 상장 경쟁업체들을 압도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온 ‘유니콘’의 출격까지 이끌어낸 셈이다. 이런 흐름은 또 다른 많은 기업의 신주 발행을 자극하면서 산업구조 재편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돈이 기술 혁신에 들어가면 산업혁명의 사이클은 앞당겨질 수 있다. 주가가 급등한 일부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추진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체외진단 신사업에 뛰어든 드림텍의 주가는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다섯 배나 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47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두 배 이상으로 뛴 유바이오로직스, 조이맥스 등도 증자에 나섰다.
롯데의 고성장 모빌리티사업과 LG의 배터리사업도 IPO를 계기로 도약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차량 구매와 내연기관 같은 기존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동안에도 아마존은 매출이 늘고 고용을 늘렸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극적인 사건이 기술변화를 자극하고, 이로 인한 자산시장의 변화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