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로 시간외수당 챙기는 한전…'깜깜이 수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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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로 기재해도 확인 어려워한국전력공사(한전)의 시간외 수당 시스템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전의 시간외 수당을 두고 '깜깜이 수당'이란 지적이 나왔다.
"누구나 수당 받을 수 있다" 지적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정훈 의원(시대전환)이 한전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 건설본부는 시간외 근무시 '공사감독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는다. 매월 최대 11시간 쓸 수 있는 '공사감독 시간외 수당'은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만 지급되는데, 자신이 직접 신청하면 11시간 내에서는 누구나 수당을 받을 수 있다.스스로 작성한 실적서를 다음날까지 제출하면 담당자 결재를 받고 수당을 받는 시스템이다.
임의 기재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수당
하지만 지난해 한전의 경인 건설본부 공사감독 시간외 수당 내역을 살펴보면 총 351명에게 약 10억8000만원이 지출됐다. 1인당 1년에 310만원, 한달이면 26만원 수준의 시간 외 수당이 직원들에게 지급됐다.경인 건설본부 외에도 중부건설본부와 남부건설본부까지 합쳐 계산하면 지난해에만 26억7000만원의 시간외 수당이 지급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된 금액은 총 82억원이다. 한전의 시간외 수당은 공사감독 수당 외에도 19개 직무가 더 있어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시간외 수당 명목으로 지출된 것으로 분석된다.조정훈 의원은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시간 외 수당이 시스템이 운영된다면 당일 정시에 퇴근하고 익일 출근과 함께 자신의 근무 실적서를 임의대로 기재해서 결재 받으면 누구나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간 외 근무기록,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건설본부 직원들의 시간 외 수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조정훈 의원 측은 한전의 전산 포털인 KEPCO-EP 서버에 기록된 직원들의 로그온·로그오프 시각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전은 "개인이 서버 기록을 계속 덮어써 3일치밖에 자료가 보관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공사감독 시간외 수당은 개인 PC에서 일해야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 PC기록을 확인해야 하지만, 기록이 3일밖에 보관 되지 않아 사실상 시간외 근무 기록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조정훈 의원 : 하루 빨리 블랙박스에 갇힌 공사감독 시간외 수당을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 한전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관리시스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한전은 이와 관련해 임의가 아닌 전산시스템을 통한 명령권자의 사전 승인 및 근무실적에 대한 사후 승인을 거쳐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전 관계자 : 시간외근무 관련 기록은 전산시스템에 저장되어 상시 확인이 가능하다. 한전은 향후 관리시스템 보완 및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업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