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청주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보은경찰서는 지난달 말 법주사 주지의 집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증거 확보에 전력을 쏟는 분위기다.
이 사건은 2018년 법주사 승려 6명이 10여 차례에 걸쳐 도박했고, 당시 주지가 이 사실을 알고도 방조했다는 내용이다.
한 신도가 청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파장이 불거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월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법주사 말사(末寺) 주지 4명에 대해 직무정지 징계를 의결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수사가 본격화된 뒤 8개월이 흘렀지만, 경찰은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도박 장면이 담긴 사진이나 녹음파일이 있다면 몰라도 2년 전에 발생했다는 사건이어서 증거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한 스님은 판돈이 떨어질 때마다 법주사 입구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돈을 찾았다고 하는데, 출금기록이 상습도박 혐의를 입증할 증거자료로 쓰이기는 어렵다.
경찰은 출금한 돈이 도박자금으로 쓰인 점을 밝혀야 하는데, 당사자가 부인할 경우 입증이 쉽지 않다.
현재로서 상습도박 의혹을 겨냥한 자료는 이 사건 고발인의 진술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된 사안인 만큼 매듭을 지어야겠지만 증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