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닌텐도가 싫은 부모들, 자녀들에 '이것' 사줬다

3분기 바비인형 판매량 29% 급증, 20년만에 최대
마텔 순이익은 348%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바비인형/ 자료: 마텔 홈페이지
바비인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자녀들이 유튜브 등 미디어에 빠져 있거나 닌텐도 등 게임기를 붙들고 있었던 덕분이다. 이런 모습을 참지 못했던 부모들이 차라리 장난감을 사주기로 결심한 결과 바비인형 매출이 급증했다.

바비인형 등 장난감 제조회사 마텔(Mattel, Inc·티커 MAT)은 2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16억3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348%나 급증한 3억1600만달러였다.마텔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회사의 대표제품인 바비인형 덕분이다. 바비인형의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급증한 5억3200만달러였다. 마텔의 다양한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판매량 증가율로는 최근 20년 동안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로 탄생 62주년을 맞은 바비인형은 마텔의 대표 브랜드로 회사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역풍도 상당했다. 마른 백인 여성을 전세계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경쟁사들의 다양한 인형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바비인형의 위상이 달라졌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들이 하루 종일 유튜브 등 미디어에 노출돼 있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사태가 각 가정에서 발생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관심을 미디어나 게임으로부터 돌리기 위해 장난감을 사들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부모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바비인형의 판매량이 폭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마텔은 크리스마스 등 연말까지 바비인형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텔의 다른 브랜드인 핫휠, 베이비요다 등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반면 피셔프라이스 등 일부 브랜드의 매출은 감소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