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품은 페이팔, 가상화폐 기업 '비트고'도 인수 추진

사진=AP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이 비트코인 수탁업체 비트고(BitGo)를 비롯한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팔과 비트고의 협상은 몇 주 안에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은 이번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으며 페이팔이 다른 회사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모 금융 지원 서비스 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2018년 비트고의 기업가치는 1억7000만달러로 평가됐다. 2013년 설립된 비트고는 전자지갑과 함께 암호화폐 저장용 오프라인 금고 서비스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앞서 페이팔은 21일(현지시간) 자사 플랫폼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라이트코인 등을 매매하고 암호화폐로 온라인 결제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팔은 우선 미국 계정 소유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해외 이용자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페이팔 지갑 안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하면 일종의 거래소 역할도 하게 되는 셈이다. 페이팔은 이를 위해 뉴욕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면허도 획득했다.

페이팔의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는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로 실시간 환전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상화폐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가상화폐 중개업체 팍소스트러스트가 가상화폐 환율 계산, 전송 처리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댄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세계 중앙은행 등과 협력해 금융 및 상거래에서 디지털 통화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페이팔의 가상화폐 지원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만323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페이팔의 이번 서비스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활용도를 높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 덕분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CNBC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아직 1이닝에 있을 뿐이고,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비트코인의 투자 가치를 호평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추천하는 이유는 금, 구리 등과 같이 인플레이션 대응 투자 품목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비트코인이 그 중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