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의원 "휘둘린 광주순환도로 협상, 경찰수사도 휘둘려"

"협상단 구성 과정 조사 안 해" 경찰 수사 부실·축소 의혹 제기…재수사 촉구
광주경찰청이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 재구조화 협상 수사 과정에서 다국적 투자회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형석(광주 북구을) 의원은 23일 광주지방경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지법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경찰 수사의 부실 축소 의혹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판결은 광주시와 맥쿼리가 진행한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 재구조화 협상 과정에서 불법 로비를 벌인 김모(55)씨에 대한 판결로, 김씨는 지난 6월 광주지법에서 징역 3년 6월형을 받았다.

이 의원은 "광주경찰청은 졸속·부실 협상의 단초가 된 협상단 구성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맥쿼리는 광주시와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016년 1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A 회계사를 협상단에서 배제해달라고 브로커 김씨에게 청탁해 성사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A 회계사는 대구시 감사관 재직시절 맥쿼리와 협상을 통해 2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주인공으로 이후 서울시 등은 그의 협상 사례를 벤치마킹해 수조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A 회계사는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을 만나 5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장담했고 광주시는 A 회계사와 자문 협상 체결 계획이었으나 결국 맥쿼리 청탁으로 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브로커의 농간으로 A 회계사가 배제된 이후 '맥쿼리에 의한 맥쿼리를 위한' 협상이 되도록 협상단이 짜였음에도, 광주경찰청의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광주경찰청은 김씨와 김씨 동생만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하고 맥쿼리 측 인사들은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의 부실 축소 수사로 광주시와 맥쿼리 간 협상이 졸속으로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광주 시민들의 편익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며 "맥쿼리 측 인사들이 불법 로비를 한 정황이 뚜렷함에도 경찰 수사망을 피해간 만큼 재수사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