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SUV로 딱"…뒷좌석·트렁크 넉넉해진 '투싼 HEV'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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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73회
△ 투싼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승기
▽ 소형 SUV에 치이던 준중형 투싼
▽ 중형 넘보는 공간에 첨단 디자인 갖춰
▽ 하이브리드의 정숙성과 연비도 강점
운전석에서는 태블릿 형태의 디지털 클러스터가 가장 눈에 띄는 요소다. 신형 투싼에는 10.25인치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의 메인 디스플레이, 풀 터치 방식의 센터페시아, 전자식 변속버튼(SBW) 등이 적용돼 첨단 이미지를 구현한다. 특히 클러스터는 덮개가 없는 태블릿 형태를 하고 있어 독특하다. 첨단 기기가 모였지만 안락함도 동시에 갖췄다. 운전석 도어 트림부터 전면 대시보드를 거쳐 조수석 도어 트림에 이르도록 우주선 또는 요트의 앞 부분을 연상시키는 둥근 선이 이어진다. 이 선은 확장되어 보이면서도 안정감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센터페시아가 미세하게 운전석 방향을 향하고 있어 조작도 편리하다.준중형인 만큼 뒷좌석은 다소 좁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신장이 170cm 중반대인 기자가 편하도록 운전석 위치를 맞춘 뒤였는데도 뒷좌석에 앉으니 주먹 세 개는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무릎 공간이 남았다. 신형 투싼의 전장은 4630mm, 축간거리는 2755mm로 이전 모델 대비 각각 150mm, 85mm 길어졌다. 뒷좌석 레그룸도 1m를 넘긴 1050mm가 됐다.
뒷좌석 등받이도 뒤로 더 젖힐 수 있었다. 자녀를 동반해 장거리 운전을 하는 등의 경우 요긴하게 쓰일 기능이다. 뒷좌석 공간만큼 트렁크도 넓었다. 중형 SUV 수준인 622L를 갖췄다. 뒷좌석을 접으면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날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뒷좌석이 풀-플랫까지는 아니었지만, 차박에도 무리가 없을 수준으로 양호하게 접히는 모습을 보여줬다.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덕에 진동이나 소음 없이 조용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힘이 부족하지는 않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으로만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kgf·m을 발휘한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30마력이다. 밟으면 힘있게 치고나간다. 다만 역동적인 주행을 염두에 두고 만든 차량은 아니라는 점을 금새 느낄 수 있었다.신형 투싼은 에코, 스포츠, 스마트 3단계의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44.2kW의 전기모터가 보조하는 만큼 에코 모드에서도 답답하지 않은 주행을 즐길 수 있지만, 스포츠에서 재미있는 주행을 즐기긴 어려웠다. 차량의 반응성은 높아지지만, 본래 배기음이 작은데다 가상 배기음도 제공하지 않아 운전자가 차량의 속도를 느끼기 어려웠던 탓이다. 적당히 속도를 높였지만 심심하긴 마찬가지였다. 조용한 방에 앉아 유리창 밖의 변화하는 풍경을 보는 기분마저 들었다. 펀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재미없는 차로 낙인 찍히겠지만,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사용한다면 큰 장점이 된다. 가족 나들이를 마치고 잠에 곯아떨어진 가족들에게 조용하고 쾌적한 승차감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과 수준급 반자율주행 기술은 디 올 뉴 투싼을 더욱 안락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신형 투싼은 모든 트림에 △차로유지보조(LF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기본 제공한다. 옵션 사양으로 △고속도로주행보조(HDA) △스마트크루즈컨트롤(NSCC)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신형 투싼은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연비가 준수했고 전기모터의 개입도 훌륭했다. 가속을 통해 엔진을 작동시켜도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이내 전기모터가 작동한다는 EV 표시가 점등됐다. 엔진의 배기음과 진동이 최대한 억제돼 전환 순간의 이질감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투싼의 공인 복합연비는 16.2km/L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시승에서는 21.5km/L가 나왔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하지 않는 패밀리카로 활용한다면 20km/L 넘는 연비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가격은 트림에 따라 2857만~3467만원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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