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950년대 美항공지도 공개하며 "韓 독도 불법점거" 억지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짧은 점선 근거로 독도 영유권 주장
항공식별구역에선 독도 韓영역…전문가 "점선은 방향 표기 불과"

일본 외무성 산하 일본국제문제연구소가 23일 1950년대에 제작된 미군 항공지도를 공개하며 "한국 측이 독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억지를 부렸다. 이 연구소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를 일본령으로 기재하는 1953년, 1954년 미국 정부 제작 항공도에 대해서'라는 게시물에서 이런 주장을 폈다.
연구소가 제시한 1954년 제작 미 공군 지도를 보면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대각선으로 짧은 점선이 그어져 있고 서북쪽은 'KOREA'(한국), 남동쪽은 'JAPAN'(일본)이라고 기재돼 있다.

1953년에 제작된 미 공군의 항공지도 역시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짧은 점선이 있고, 왼쪽은 'KOREA', 오른쪽은 'JAPAN'이라고 표기돼 있다. 두 지도에 모두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

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1953년과 1954년 제작 항공지도 2점을 발견했다며 "미국이 당시 독도를 일본령으로 인식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일본의 영토·주권·역사에 관한 국내외 자료를 수집해 발표하는 역할을 해왔다. 연구소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조사성과의 개요'라는 자료에선 "(1952년 태평양전쟁 관련)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발효 직후 미국 정부가 만든 지도에서 독도가 일본령으로 기재된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울릉도와 함께 한국 영토로 간주된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이번에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견된 항공지도에 의해 부정되게 됐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나아가 "국제법상 독도가 한국령이라고 말할 수 없고, 한국 측이 독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는 망발도 했다.
그러나 이 연구소가 제시한 미 공군의 항공지도에 표시된 한국과 일본의 항공식별구역(ADIZ)을 보면 독도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포함된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영토를 기반으로 접근하는 모든 항공기의 정보를 식별해 방어가 용이하게 만드는 수단이다.

항공식별구역의 범위는 영토와 레이더의 탐지능력 등을 기반으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는 "한국 정부의 일부 관계자 및 한국 측 연구자는 독도가 한국 측 방공식별권에 들어가 독도는 한국령으로 승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방공식별구역은 일반적으로 각국이 방공 상의 관점에서 국내 조치로 설정하는 것으로 영공, 영토의 한계나 범위를 정하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항공지도에 표시된 짧은 점선을 가지고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억지라고 지적했다.

한국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주장처럼 점선이 국경선이라면 방공식별구역이 잘못 그어진 것"이라며 "이런 항공 차트(지도)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짧은 점선에 대해 "종합적으로 보면 오른쪽은 일본이고 왼쪽은 한국이라는 간략한 표기로 보인다"며 "방향을 구분한 것이지 국경선은 아니다"고 일본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국경을 구분한 것이라면 명확해야 하고 좌표를 표기하며, 끊어진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