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잇단 뉴욕 이탈…"엘리엇 본사 플로리다로 이전"

미국의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유명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내년에 본사를 뉴욕 맨해튼에서 플로리다의 웨스트 팜비치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폭스비즈니스 등이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폴 싱어가 설립한 엘리엇은 41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펀드로, 한국에서도 과거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공격하는 등 행동주의 투자 활동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엘리엇은 이르면 내년 7월 플로리다에 새 사무실을 마련한다.

단, 뉴욕 사무실은 계속 운영하고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싱어도 뉴욕에 남아있을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맨해튼 지역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금융 허브 뉴욕에는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

앞서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컨도 올해 상반기 자신의 투자회사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공식 이전했으며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 데이비드 테퍼 등도 사무실을 플로리다로 옮겼다.

이와 관련해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비즈니스는 플로리다는 뉴욕과 달리 개인소득세나 자본이득세 등이 없다며 세금 문제가 가장 큰 원인임을 시사했다. 반면 진보 성향 매체인 NYT는 사모 금융사 전문 부동산 중개업자 등의 말을 인용해 코로나19에 따른 근무환경과 인구구조의 변화 등을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추정했다.

중개업자인 벤 브리드랜드는 "인생의 대부분을 동북부에서 산 뒤 플로리다 등 남부로 이동하는 인구층이 있다"며 최근 움직임은 기업 설립자들의 나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