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풀기 들어간 정세균 사람들…양강구도 흔들까

SK계 주축 광화문포럼 본격 시동…이낙연계 촉각
더불어민주당 대권 잠룡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SK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대표 측도 주시하는 모양새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SK계가 주축인 의원 모임 '광화문포럼'은 최근 50여명 이상으로 세를 확장하고 26일부터 여의도에서 매월 공부모임을 개최한다.

전체 민주당 의원 수(174명)의 3분의 1에 가까운 규모로, SK계 이외에도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 의원들도 두루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일단 공부모임을 표방하지만 회장은 김영주 의원이, 운영위원장과 간사는 각각 이원욱 의원과 안호영 의원이 맡는 등 SK계 주도라는 점에서 넓은 차원의 지지모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당 대표, 국회의장 등을 거치며 탄탄한 당내 기반을 쌓은 정 총리 주변에서 조직화 움직임을 보이는 자체가 대권 모드에 불이 켜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 총리 측은 이런 움직임에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정 총리 측 관계자는 "정 총리는 현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난 극복에 전념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정 총리 본인과 관계없는 자발적 움직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 본인은 향후 행보에 말을 아끼며 국정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그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내년 3월월 전후에 총리직을 던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정 총리는 앞으로 전국을 돌며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거나 규제혁신 등 경제 행보에 주력하며 국정 존재감을 키울 방침이다.정 총리 측의 이런 행보에 대해선 이 대표 측도 주시하는 모습이다.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이 대표가 정 총리를 훨씬 앞서지만, 정 총리가 준비운동을 마치고 실제 '링' 위에 오르면 파급력이 작지 않을 수 있단 생각에서다.

당내 경선 판이 펼쳐지면 이 대표로서는 지역 기반이나 이미지가 비슷한 정 총리가 현재 지지율이 높은 이재명 경기지사보다 오히려 더 큰 긴장감을 주는 상대가 될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남 영광, 정 총리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호남 지역 기반이 같고 문재인 정부에서 나란히 총리를 지낸 데다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이미지도 겹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와 공통점도 없고 각각을 지지하는 층의 성향도 뚜렷이 갈리는 이 지사와 달리 정 총리는 경선 후보로 함께 나온다면 이 대표 지지 표가 일부 분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지지율 격차에도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써 감지된다.최근 잠시 불거졌던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 총리 차출설의 발원지를 두고서도 한때 정 총리가 대선 경선에 나오는 것을 경계하는 여권 내부가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