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소상공인 2차대출, 은행간 천차만별…집행률 61%p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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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10건 중 3건만 내준 곳도…당국 "은행별 편차, 점검 계속"
금융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집행 실적에 은행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신용자의 접수 대비 실행 비율이 은행별로 최대 61%포인트(p) 차이가 났다.
이미 저신용층을 포함해 고른 대출 지원을 주문한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저신용자 집행 실적에 차이가 크다고 보고,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2차대출 집행규모는 총 10만7천665건, 1조4천569억원이다. 집행 내역을 차주의 신용등급별로 보면 저신용자(8∼10등급)의 비중은 1%대이다.
8∼10등급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집행된 대출은 1천357건(1.26%), 177억원(1.21%)으로 집계됐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전체 분포도에서 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어긋나는 수준은 아니다. 시중은행들은 소상공인을 돕고 정부 정책에 부응한다는 취지에서 대체로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분위기다.
은행별로 대출 접수 후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대체로 90% 수준에 이른다.
문제는 당장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 소상공인들이다. 여전히 일부 은행에서 저신용자에게 문턱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신용 차주의 대출 접수 후에 실제 집행된 건수의 비율을 보면 은행마다 최저 31%, 최고 92%로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A은행의 전체 접수 대비 집행 비율은 90.8%였지만, 8∼10등급으로 한정해보면 그 비율은 31.1%로 뚝 떨어졌다.
고신용자(1∼3등급) 집행률 97.2%, 중신용자(4∼7등급) 집행률 82.9%와 대조적이다.
최근 대출 신청자들이 폭증해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B은행의 경우 저신용자 접수 대비 집행률이 32.4%에 그쳤다.
집행이 적체된 상황을 고려해도 전체 접수 대비 집행률 62.7%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반면 C은행은 전체 93.7%, 저신용자 92.0%로 집행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D은행의 집행률은 전체 92.8%, 저신용자 75.0%였다.
소상공인 2차대출은 신용보증기금에서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마다 대출 승인 기준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 실적을 신용도 분포와 비교하는 등 유심히 챙겨보고 있다"며 "95% 정책 보증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저신용층에 많이 공급하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사이에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0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소상공인 2차대출과 관련 "전체 신용등급, 특히 저신용층에도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금융권에 직접 주문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 소상공인들도 체감하는 부분이다.
온라인에서는 어느 은행에서 대출이 잘 나온다거나 어느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엔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했지만 은행 3군데 모두 내부심사로 접수조차 되질 않았다"며 "등급을 떠나 은행 내부심사에 적합하지 않다며 아예 상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은행들은 본점 차원에서 소상공인 대출을 적극 권장하고, 가능한 범위에서는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부실 위험이 큰 저신용자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지나치다는 불만도 들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95% 보증을 받기 때문에 은행이 까다롭게 굴 이유는 없다"며 "세금 체납·기존 채무 연체 등을 이유로 보증서가 나오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본점 승인을 거쳐서라도 대출을 실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8∼10등급은 부실 위험이 상당히 큰데 생색은 정부가 내고, 결과는 은행이 책임지는 구조에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의 집행 실적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계속해서 실적을 점검하고 집행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금융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집행 실적에 은행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신용자의 접수 대비 실행 비율이 은행별로 최대 61%포인트(p) 차이가 났다.
이미 저신용층을 포함해 고른 대출 지원을 주문한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저신용자 집행 실적에 차이가 크다고 보고,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2차대출 집행규모는 총 10만7천665건, 1조4천569억원이다. 집행 내역을 차주의 신용등급별로 보면 저신용자(8∼10등급)의 비중은 1%대이다.
8∼10등급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집행된 대출은 1천357건(1.26%), 177억원(1.21%)으로 집계됐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전체 분포도에서 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어긋나는 수준은 아니다. 시중은행들은 소상공인을 돕고 정부 정책에 부응한다는 취지에서 대체로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분위기다.
은행별로 대출 접수 후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대체로 90% 수준에 이른다.
문제는 당장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 소상공인들이다. 여전히 일부 은행에서 저신용자에게 문턱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신용 차주의 대출 접수 후에 실제 집행된 건수의 비율을 보면 은행마다 최저 31%, 최고 92%로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A은행의 전체 접수 대비 집행 비율은 90.8%였지만, 8∼10등급으로 한정해보면 그 비율은 31.1%로 뚝 떨어졌다.
고신용자(1∼3등급) 집행률 97.2%, 중신용자(4∼7등급) 집행률 82.9%와 대조적이다.
최근 대출 신청자들이 폭증해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B은행의 경우 저신용자 접수 대비 집행률이 32.4%에 그쳤다.
집행이 적체된 상황을 고려해도 전체 접수 대비 집행률 62.7%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반면 C은행은 전체 93.7%, 저신용자 92.0%로 집행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D은행의 집행률은 전체 92.8%, 저신용자 75.0%였다.
소상공인 2차대출은 신용보증기금에서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마다 대출 승인 기준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 실적을 신용도 분포와 비교하는 등 유심히 챙겨보고 있다"며 "95% 정책 보증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저신용층에 많이 공급하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사이에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0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소상공인 2차대출과 관련 "전체 신용등급, 특히 저신용층에도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금융권에 직접 주문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 소상공인들도 체감하는 부분이다.
온라인에서는 어느 은행에서 대출이 잘 나온다거나 어느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엔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했지만 은행 3군데 모두 내부심사로 접수조차 되질 않았다"며 "등급을 떠나 은행 내부심사에 적합하지 않다며 아예 상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은행들은 본점 차원에서 소상공인 대출을 적극 권장하고, 가능한 범위에서는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부실 위험이 큰 저신용자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지나치다는 불만도 들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95% 보증을 받기 때문에 은행이 까다롭게 굴 이유는 없다"며 "세금 체납·기존 채무 연체 등을 이유로 보증서가 나오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본점 승인을 거쳐서라도 대출을 실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8∼10등급은 부실 위험이 상당히 큰데 생색은 정부가 내고, 결과는 은행이 책임지는 구조에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의 집행 실적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계속해서 실적을 점검하고 집행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