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국감에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출석…여야 복직 촉구

이병모 한진중 대표도 나와…문성현, 복직 촉구하다가 '울컥'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감사에서는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돼 35년째 복직을 못 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가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출석했다. 환노위원들은 여야를 넘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한 한진중공업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한진중공업의 부당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했음에도 김 지도위원만 복직을 못 했다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이 한진중공업 매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지도위원이) 지금 회사로 돌아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는 크게 반대가 없다"면서도 "급여와 퇴직금 등을 달라고 하는 점 때문에 법률적 검토를 받았더니 과거 중앙노동위원회 결정과 법원 판결 등이 있는 상황에서 배임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한국노총 노동운동가 출신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도 김 지도위원의 복직 요구에 힘을 보탰다.

임 의원은 "사장의 힘으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김 지도위원은) 청춘에 (회사로) 들어와 늙은 노동자가 돼 나간다.

퇴직이 두 달 남았다고 한다. 정말 회사로 들어가 동지들과 밥 한 그릇 먹고 싶다고 한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시대를 잘 읽어야 한다. 기업의 리더라면 어떤 결정을 타이밍에 맞게 내려야 한다고 본다며 "'(김 지도위원의 퇴직 때까지) 두 달만 버티면 끝나니 땡이다'라고 한다면 그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김 지도위원은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이 대표에게 "사장님, 자세히 보세요.

머리에 뿔 안 달렸습니다"라고 운을 떼고 "정리해고자들이 다 복직되는데 김진숙만 안 된다는 이유가 지금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년퇴직이) 두 달 남았다"며 "두 달 동안 회사에 들어가 회사를 말아먹겠는가, 사장이 되겠는가.

동료들과 따뜻한 밥 한 끼 먹어보고 노조 탄압으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이 일했던 공장에 들어가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그 소원이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호소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국감장에 나온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문 위원장은 자신을 김 지도위원과 '해고 동기'라고 소개하고 "저는 법적으로 복직됐고 장관급인 경사노위 위원장을 하고 있는데 (김 지도위원은) 여러 가지 말할 수 없는…"이라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문 위원장도 1980년대 노동운동을 하다가 해고됐고 법원 판결로 복직됐다.

문 위원장은 "책임이 있고 권력이 있는 입장에서는 '안 된다'고 하면 어렵지만, '된다'고 하면 풀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이제는 옛날처럼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는 안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진숙을 '아름다운 노동자'로 보내드리자"고 촉구했다.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1986년 해고됐고 2011년에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309일 동안 타워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했다. 그의 고공 농성을 응원하는 노동자들의 '희망 버스' 운동이 벌어지면서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전국적 이슈로 떠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