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島'된 신안 낙도…귀어인 늘었다

카페리 등 교통 개선 힘입어
최근 2년간 53명 인구 유입

군, 정착지원금·어선임대 등
섬 활성화 사업 적극 추진
지난 8월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서 수산물 산지가공시설 준공식이 열렸다. 이 공장은 신안군이 귀어인을 위해 지원한 자금을 받아 지어졌다. 신안군 제공
우이도, 병풍도 등 전남 신안군의 작은 섬(낙도)에 귀농·귀어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야간에도 여객선을 운항하는 등 교통 환경이 나아진 데다 풍부한 수산자원에 관심이 많은 도시민의 귀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인구 300명 미만의 낙도로 이주한 인구는 53명이다. 지도읍 선도(4가구), 증도면 병풍도(5가구), 도초면 우이도(5가구), 하의면 대야도·능산도·신도(9가구), 안좌면 반월도(2가구) 등이다. 지난해 신안군의 귀어인 수는 78명으로 충남 태안군(128명)에 이어 귀어인 수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군 관계자는 “낙도로 돌아온 도시민들은 농·어업에 종사하거나 건강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해 섬을 찾는 사람들”이라며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며 노후를 보내거나 수산업으로 새 인생을 개척하려는 이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작은 섬들은 읍·면에서 배를 타야만 입도할 수 있어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방문이 적었다. 하의 본도와 능산도, 대야도, 도초 본도는 국도 2호선 구간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연도교가 없다.하지만 민선 7기 들어 섬 주민의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카페리가 하루 네 차례 운항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흑산·홍도·비금·도초를 경유하는 이 선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를 해상으로 연결해 관광산업은 물론 주민 편의를 향상시켰다. 하의·신의와 비금·도초 이동 시간도 30분 이상 당겨져 비용 절감과 함께 섬 주민들의 영농·영어 기술 정보 교류가 빨라졌다.

모든 행정구역이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은 여객선 야간 운항에도 들어갔다. 목포∼도초, 암태 남강∼비금에 이어 지난 6월부터 안좌~신의 간 야간 여객선 운항을 하루 두 차례 시작했다. 신의도 주민들은 이전까지 육지에서 일을 보려면 최소 이틀이 걸렸다. 1004대교 개통으로 목포에서 안좌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해지고 안좌에서 밤 9시에 배가 신의도로 출발하면서 신의도는 육지와 일일생활권이 됐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낙도는 젊은이들의 이주로 활기를 찾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난 8월엔 비금 출신인 30대 청년이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어한 뒤 신안의 특산물인 왕새우 산지가공시설을 압해에 지었다”며 “6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립한 이 시설은 연간 2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신안군은 귀농·귀어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자 도시민의 조기 정착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작은 섬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어업인이 어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영어 정착 지원금을 주고, 어업 창업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어선을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어선 임대사업도 펼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귀농·귀어인을 늘려 농어촌의 활력을 되찾겠다”며 “작은 섬 주민들이 잘살 수 있도록 활성화 정책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