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서 OTT로…'드라마 권력 이동'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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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드라마 제작 편수국내 드라마 시장의 주도권이 지상파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넘어가는 권력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드라마 제작·편성을 확 줄이는 반면 넷플릭스, 카카오톡 등 OTT는 오리지널 드라마 편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어서다.
내년 30편 미만…25~30% 축소
시청률 하락·광고 수입 감소 탓
OTT는 오리지널 시리즈 확대
넷플릭스는 5편서 9편으로 늘려
카카오TV 15편 이상 제작 추진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내년에 드라마 제작·편성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올해 드라마 11편을 제작·편성하는 MBC는 내년에 정규 드라마(16부작 기준)를 6편, 8부작 드라마를 1~2편 제작하기로 했다. 올해 16편을 편성하는 KBS는 내년 6~10편, 올해 13편을 선보이는 SBS는 내년 10편 규모로 줄일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각각 연평균 15편가량을 제작·편성해온 지상파 3사의 내년도 드라마 제작 편수는 총 10편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지상파들이 일제히 드라마 제작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입 감소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청률 조사 업체 TNMS에 따르면 올 1~9월 시청률은 KBS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31%포인트, MBC는 0.09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방송사 드라마 시청률도 부진했다. 지상파 월화 드라마 중 시청률 5% 이상은 4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편보다 6편 적었다. 수목 드라마도 시청률 5% 이상이 4편으로, 지난해 12편보다 크게 줄었다. KBS와 MBC는 지난해 광고 수입이 총 6762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연말까지 약 13% 줄어든 5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도 두 지상파의 광고 수입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반면 드라마 제작비는 급등세다. 2~3년 전만 해도 편당 평균 5억원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7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16부작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가 약 11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배우 개런티와 스태프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비는 편당 평균 1억2000만원으로 드라마의 20~30% 수준이지만 시청률은 비슷하게 나온다”며 “경영 압박을 받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드라마는 줄이고 예능을 확대, 편성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호도가 더 높아진 OTT 플랫폼은 화제성과 인지도 제고 효과가 큰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내년에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5편을 제작한 넷플릭스는 내년에 9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등 올해 독점 공개한 한국 드라마의 반응이 양호했다”며 “매년 전략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출범한 디지털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 관계자는 “연말까지 20분짜리 30부작 ‘연애혁명’ 등 쇼트폼 드라마를 6편 공개한다”며 “내년에는 15편 정도 제작해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연합 OTT인 웨이브는 내년에 자체 플랫폼에서만 방영하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1~2편 제작할 예정이다.내년 하반기 한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디즈니플러스와 2~3년 내에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애플플러스, HBO맥스 등도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의 주력 플랫폼이 OTT로 바뀌면서 형식과 내용도 다양해지는 등 제작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