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상회의 참석 국제기구 수장들 "백신 민족주의 안돼"

WHO총장 "백신 민족주의는 팬데믹 연장할 뿐 단축 못 해"
유엔 사무총장 "코로나 19 우리 시대 최대위기"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일부 국가들이 아닌 모든 국가에 보급해야 한다면서 '백신 민족주의'를 경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세계보건정상회의 온라인연설에서 "각국이 자국민을 우선 보호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효과적인 백신이 나왔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선의 방법은 일부 국가의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것보다, 모든 국가의 일부 사람들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종식을 위해 일부 국가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보다, 전 세계에서 감염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백신 민족주의는 팬데믹 사태를 연장할 뿐 단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백신이 개발되면 일부 또는 특정 국가들이 이를 선점하려는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를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 주요국들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치열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이 중 10여 개 약품이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면서 백신 상용화 이후 특정 국가들이 백신을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이런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자신들의 국경 안에서 바이러스를 정복한 사람들은 다른 모든 곳에서 바이러스가 정복되기 전까지는 국경 안에 갇힌 신세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온라인 기조연설에서 "백신은 공공재가 돼야 한다"면서 공감을 표했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대한 위기"라고 규정하고 전 세계인이 연대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태에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보건의료 체계를 지원해줄 것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세계보건정상회의는 당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 따라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