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마시려다 실수로 소주1병"…음주운전 경찰의 황당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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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하고 증거 없애려해만취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증거까지 없애려 한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경찰은 검찰 조사에서 "물을 마시려다가 실수로 소주 한 병을 마셨다"는 황당한 변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실형 못 피해
현직 경찰관이던 A(52)씨는 지난 2월 충남 공주시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다 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A씨는 사고 현장에 온 견인 기사에게 차량을 끌고 가달라고 부탁했고 자신은 택시를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A씨는 거기서 다시 한번 택시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사고 이튿날에는 술을 마셨던 주점에 전화해 CC(폐쇄회로)TV 녹화영상을 지우라고 지시까지 하면서 증거를 없애려 했다.
뒤늦게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씨가 혈중알콜농도 0.173%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고 직후 물을 마시려 했는데 실수로 소주 한 병을 마셨다"는 변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법 공주지원은 도로교통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지웅 판사는 "누구보다 엄정하게 법질서를 준수해야 할 경찰공무원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 판결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이 선고됐다. A씨는 현재 경찰공무원에서 해임됐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