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이 '센과 치히로' 잡았다…日 흥행신기록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10일만에 흥행수입 100억엔 돌파
"주인공 입지전적 스토리, 스가 총리 연상" 분석도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 개봉 10일만에 흥행수입 100억엔(약 1078억원)을 돌파하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갖고 있던 흥행기록을 깼다.

소니그룹의 애니메이션 부문 자회사인 애니플렉스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이 지난 16일 개봉한 지 10일만에 흥행수입 107억5423만엔의 흥행수입을 올렸다고 27일 발표했다. 관람객수는 798만3442명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영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수입 100억엔을 돌파했다며 개봉 2주째 들어서도 관객이 이어져 200억엔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4일 하루 동안 이 영화를 본 관객수는 111만5182명, 1일 흥행수입은 15억94만엔이었다. 25일은 각각 115만7654명, 15억5050만엔이었다.종전까지 역대 1위였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개봉 2주 동안 56억엔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2001년 제작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총 308억엔의 흥행수입으로 일본 영화 기록을 갖고 있다.

귀멸의 칼날은 도깨비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도깨비를 퇴치한다는 내용이다. 새로 개봉한 무한열차편은 실종자가 발생한 무한열차에서 주인공이 도깨비를 무찌르는 내용을 담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흥행 신기록을 세우자 일본 정치권도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난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영화산업에 대단히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전날 마이니치신문은 "도깨비를 퇴치하는 주인공의 입지전적인 이야기가 '흙수저' 출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출세담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