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펜트하우스' 변칙 편성, 이렇게까지 시청률 1위 하고 싶었나
입력
수정
'펜트하우스' 첫 방송, 순간 최고 시청률 11.1%'펜트하우스'가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률 1위를 차지했지만, 이를 쳐다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청춘기록', '카이로스', '18어게인' 모두 뛰어 넘어
김순옥 작가·주동민 PD, '황후의 품격' 이후 재회
90분 편성…시청률 1위 명예 스스로 깎아
27일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첫 방송됐다. '펜트하우스'는 국내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헤라팰리스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다룬 작품.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왔다!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를 쓴 김순옥 작가와 '리턴' 주동민 PD가 '황후의 품격' 이후 다시 뭉친 작품. 여기에 이지아, 유진 등이 오랜 만에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파격적인 전개를 강점으로 하는 김순옥 작가와 극적인 연출에 특화된 주동민 PD가 다시 만났다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던 '펜트하우스'였다. 하지만 그동안 방송가에서 지켜왔던 '67분 룰'을 깨고 90분 편성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점에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67분 룰'은 2008년 지상파 3사 드라마 관계자들이 회당 방송 시간을 67분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 제 살 깎아먹기식 과도한 경쟁을 막고, 제작 환경 개선과 제작비 절감을 위해 2007년 '72분룰'을 정한 것에 이어 2013년 10월 7일 5분을 더 줄여 67분 방송에 합의하면서 '67분 룰'이 나오게 됐다.
SBS는 2013년 2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1, 2회 연속 편성하며 각 방송사에 "72분 룰을 어겼다"는 원성을 들었고, 이후 '67분 룰'이 나오게 됐다. 케이블, 종편, 웹드라마 등 플랫폼의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가 범람하고 있지만, 지상파들은 아직까지 67분 룰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에 '펜트하우스'에서 이 룰을 깨면서 앞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더욱 팍팍해 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펜트하우스'의 90분 편성 전략은 통했다. 단숨에 시청률 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차지하며 동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한 것.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된 KBS 2TV '좀비탐정'은 2.2%, MBC '카이로스' 3.7%와 눈에 띄는 격차를 보였다.
또한 시청률 집계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이전까지 월화드라마 정상을 차지했던 tvN '청춘기록' 7.6%도 단숨에 넘었다.
'펜트하우스'는 90분의 분량 동안 각 캐릭터들의 소개 뿐 아니라 의문의 추락 사고, 가진 자들의 비뚫어진 욕심과 그런 어른들을 그대로 보고 배운 학생들의 학교 폭력을 선보이며 자극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첫 방송 편성부터 작정하고 시청률을 잡겠다고 나선 '펜트하우스'가 앞으로 어떤 수치를 기록할 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