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작은 학교 살리기 '효과'…대도시서 전학 잇따라

남해도마초·함양서하초 전교생 수 2배 이상 늘어…월 50여건 전학 문의
경남·전북 손잡고 4개 작은 학교 살리기…농촌공동체 회복 '도전' 주목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경남지역 작은 학교와 주민들의 학교 살리기 활동이 농촌공동체에 활력을 주고 있다. '남해군 고현면 인구 유치 및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지난 7월 고현면민 300여 명이 남해를 찾는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인구 유치 홍보 캠페인을 펼친 결과 올해초 21명이던 고현초등학교 전교생 수가 46명으로 늘었다.

캠페인 이후 서울과 대전, 수원, 청주, 김해 등지에서 25명이 전학 온 것이다.

학생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이사했고 이에 따라 고현면 인구도 125명이나 늘었다. 이달 중순께 한가족 15명이 동남치마을에 전입하기도 했다.
고현초교는 캠페인 당시 학교와 주민들이 이주 가족을 대상으로 주택 무상 알선, 농지 무상 임대 등 파격적인 선물을 준비했다.

입학장학금 100만원, 전학 장학금 50만원을 지급한다고 약속했다. '꼬마박사' 멘토링 활동, 출판(책 만들기) 수업, 원어민 활용 영어 어학 캠프 등 수업 활동 약속도 전학 결심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매달 50여 건의 전학 관련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전학생 수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양군 서하초등학교도 학교 살리기에 나서 많은 전학생을 유치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11월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펼쳐 전교생이 10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났다.

빈집 싸게 제공, 전교생 해외연수 등 파격 공약을 내세워 전국구 학생 모집에 나섰고 도시에서 2배 이상 많은 전교생을 확보했다.

당시 서하초교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10대 1을 넘었다.
LH는 서하면에 학부모를 위한 텃밭까지 딸린 임대주택을 지어줬다.

농어업협력재단에서는 청년창업 지원센터를 만들어 준 것도 경쟁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덕분에 함양군 인구도 54명 더 늘었다.

특히 함양에서 태어난 아이도 있어 정말 오랜만에 시골 동네에서 아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함양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촌 유토피아사업 시범 지자체가 됐다.

남해와 함양의 면 단위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해 농촌공동체가 되살아나고 있다.

적절한 조건을 주면 도시로부터 시골로의 전입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폐교 위기 학교살리기 캠페인이 학생 유치와 인구 증가 등 효과를 보자 민간 연구소가 인접한 영호남 4개 작은 학교 살리기에 나선다.

경남과 전북이 함께 손잡았다.

함양에 있는 농촌유토피아연구소는 양 지역 해당 지자체 등과 함께 오는 2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영호남 4개 폐교 위기 학교 살리기 합동 기자회견'을 연다.
경남 거창군 가북초등학교와 신원초등학교, 전북 무주군 부당초등학교, 전북 남원시 사매초등학교가 참여한다.

함양군 서하초등학교는 성공사례를 발표한다. 이들 4개 초등학교와 연구소, 지자체의 필사적인 노력이 학교와 공동체의 변신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