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배럿, 미국인 사로잡아"…백악관 축하 행사 강행(종합)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마스크 착용·거리두기 강화
배럿 "특정 정치세력·편견 없이 독립적으로 업무 수행"
바이든 "슈퍼 전파자 양산하는 행사"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신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인준 축하 행사를 백악관에서 개최했다. 앞서 상원이 본회의를 열어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한 지 1시간여 만에 이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은 대선까지 불과 8일 남은 시점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전까지 배럿 대법관 인준 절차를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사에서 "배럿 가족의 모습이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배럿 대법관은 여성의 진정한 선구자였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 자리를 계승할 최적임"이라고 말했다. 배럿 대법관은 "오늘 밤 엄숙히 선서한 대로 앞으로 두려움이나 특정 편을 드는 일 없이 대법관직을 수행하겠다"며 "또 정치 세력이나 나 자신의 편견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배럿 대법관은 행사를 마친 후 백악관 발코니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백악관 행사에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법복을 입고 취임 선서를 주관했으며, 나머지 선서는 대법원에서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배럿 대법관이 빠져나가기 전까지 잠깐 마스크를 쓴 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TV 방송의 주요 시청대에 맞춘 인준 축하 행사는 배럿 지명 사실을 공개했던 한 달 전 백악관 행사와 겹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행사 참석자들이 대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바이러스 확산의 온상이 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고려한 듯 이날 행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참석자가 늘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배럿 대법관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또 거리두기를 위해 미리 준비한 200여 개의 의자 간격을 6피트(1.8m) 정도로 벌려 배치했다.

배럿 대법관 인준 표결에 찬성한 공화당 상원의원도 일부 참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난 8월부터 청와대 방문을 자제한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일부 의원들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6일에도 배럿 연방법원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후 백악관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행사를 열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돼 3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행사에 많은 인원이 참석했고,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축하 자체를 비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 전파자'를 양산하는 대규모 행사를 계속 개최하면서 방역 지침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