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공정위에 과징금 취소 소송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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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계열사에 44억 부과 '불복'미래에셋대우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 취소 행정소송에 나섰다.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공정위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27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주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지난 5월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로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대우 등 11개 계열사에 43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불복해 낸 소송이다.공정위는 앞서 미래에셋그룹 계열사가 미래에셋컨설팅에 호텔과 골프장 운영을 맡겨 이익을 몰아줬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계에선 이번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원 행위’만을 단독으로 적용해 처벌한 첫 사례이며, 적자를 낸 회사에 사익 편취 조항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기준 등 놓고
공정위와 장기간 법정다툼 예고
미래에셋대우 "적자 회사에
'사익 편취' 적용은 부당"
업계, 행정소송 결과에 '촉각'
사건은 미래에셋 주요 계열사들이 연 50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블루마운틴CC(현 세이지우드)와 포시즌스호텔 운영권을 2015년 미래에셋컨설팅에 준 것에서 시작됐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을 비롯해 가족 및 친족이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블루마운틴CC는 2016년 전체 매출의 약 72%를 계열사를 통해 올리며 개장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포시즌스호텔도 적자 폭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이 둘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은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늘었다.
공정위는 “거래 상대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비교를 하지 않았다”고 처벌 이유를 설명했다.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해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적정 절차를 거쳐 거래 상대방을 정하도록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 있다.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골프장 등 운영 초기 318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미래에셋컨설팅이 감수했다는 설명이다. 블루마운틴CC은 운영권만 미래에셋컨설팅에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미래에셋컨설팅이 손실을 감수하며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백억원 적자를 낸 회사에 사익 편취 조항을 적용한 것은 무리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2014년 골프장 운영권을 미래에셋컨설팅에 넘길 때 골프장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거의 없었고, 많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고급 골프장으로 운영한 데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매년 상당액의 임차료를 내야 하는 구조라 사익 편취 의도나 결과가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공정위의 무분별한 기업 제재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행정소송 내역에 따르면 기업이 공정위의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열 건 중 세 건꼴로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