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AI 면접 기준 뭐냐"…정보공개 소송 낸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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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채용 공정성 의문"“도대체 인공지능(AI)이 도입된 면접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 건가요?”
공개 거부한 기관들에 반발
시민단체들이 채용 과정에 AI 면접을 도입한 공공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 단체는 공공기관이 AI 면접에 활용되는 알고리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지난 23일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 도입된 AI 알고리즘에 관한 정보공개를 거부한 공공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공공기관의 공정한 채용 절차 준수 유무, AI 면접의 차별성과 편향적 결과 검토 등 공공기관의 AI 면접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공공기관 13곳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이 ‘시험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업체의 비밀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국제협력단, 한전KDN 같은 공공기관은 단순 계약자료 등 기초적인 정보공개 청구 문항에 대해서도 ‘AI 면접 관련 자료 관리 및 운영은 용역사에서 수행하므로 당사에는 해당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시민단체들은 “채용 절차의 공정함을 위해 세부사항은 비공개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원자는 물론이고 채용 주체인 공공기관마저 채용 결정 이유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따라 절차가 이뤄지는 게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회 국정감사를 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기관에서 AI 면접을 도입하며 그 측정 방법과 알고리즘에 대해 아무런 기술적 검토도, 외부 자문도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AI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I를 이용한 행정 대상인 개인에게 의견 청취, 정보 열람, 사유 설명, 이의 제기, 권리 구제 등의 적법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공공기관이 채용 절차를 민간업체에 위탁하면서 지원자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다하지 않고 이를 민간에 넘겨 민간업체가 사적인 기술 개발에 개인정보를 오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