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카미유 생상스 - 피아노 협주곡 2번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다작의 작곡가는 찾기 힘들어졌다. 그런 가운데 프랑스의 샤를 카미유 생상스(1835~1921)는 비교적 많은 곡을 남겼다. 예컨대 베토벤 이후 피아노 협주곡을 다섯 곡이나 쓴 사람은 생상스 외에 찾기 힘들다. 바이올린 협주곡, 첼로 협주곡도 각각 세 곡, 두 곡을 남겼으며 협주곡 풍의 소품은 훨씬 더 많다.

이 중 피아노 협주곡 2번 g단조(1868)는 각별한 매력을 지닌다. 1악장은 피아노 독주의 느리고 긴 서주를 포함해 중후한 분위기로 시작했다가 점차 프랑스 특유의 색채적 감각을 더한다. 2악장은 생기와 유머가 넘치는 아기자기한 악장이고, 3악장은 굉장히 빨라져 정신없이 돌아가는 손가락 기교를 만끽할 수 있다. 고전적인 풍모와 낭만적인 풍모의 교차, 본격적인 규모의 협주곡이면서 악장마다 담긴 소품 스타일의 분위기, 여기에 대단한 거장의 솜씨가 더해져야 제대로 쾌감을 맛볼 수 있는 곡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