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미군 유지 삭제, 방위비 압박 아니다"

국무부 부차관보 밝혀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사진)는 최근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28일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세종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이 ‘한·미동맹의 전망과 과제’란 주제로 연 화상 세미나에서 ‘해당 문구가 빠진 것이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의 팔을 비틀거나 배척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며 “해외 주둔 미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미 국방부의 광범위한 평가에 초점이 맞춰진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 관련 문장이 빠진 것이 언론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받았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지난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되고, 회의가 끝난 뒤 나오는 공동 성명서에 매년 포함됐던 ‘주한미군 병력의 현 수준(현재 기준 2만8500여 명) 유지’라는 문구가 빠지면서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 대립으로 한·미 군사동맹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내퍼 부차관보는 또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연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외교의 문은 열려 있고 언제 어디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기존 미국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는 “미국과 북한 정상 간 세 차례의 만남이 있었다”며 “우리는 대화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한 해법 모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