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명 넘었다"…미 사전투표 '열풍'

민주 사전·공화 당일투표 경향
바이든도 고향 델라웨어주에서 사전투표
텍사스·플로리다 등 경합주서 4년 전 대비 70∼80% 투표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사전 투표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대선을 엿새 앞둔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가 7000만명을 넘었다. 2016년 대선 당시 1억3000여만명이 투표한 것과 비교하면 이미 절반 이상이 투표를 한 셈이다. 미 대선의 투표 방법은 크게 우편투표, 조기 현장투표, 선거 당일 현장투표로 나뉜다. 사전투표는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투표를 합쳐 일컫는다.

마이클 맥도널드 미 플로리다대 교수가 운영하는 '미국선거전망'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7106만여명의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했다.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는 4775만명, 사전투표소를 찾아 현장 투표를 한 유권자는 2331만명으로 집계됐다. 맥도널드 교수는 "전국적으로 2016년 투표 유권자의 51.6%가 투표했다"고 분석했다.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많이 하는 편이고,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은 당일 투표가 많다는 게 통상적인 분석이다. 사전투표가 4년 전보다 많아진만큼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대선 당일 현장 투표를 하겠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아 섣불리 유불리를 점치기는 어렵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대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조치로 우편투표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대선 당일의 긴 대기 시간과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피해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는 이유도 있다고 봤다.

이번 사전투표에는 청년층이 대거 참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터프츠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 11일 전 기준인 지난 23일 현재 18~29세 청년층 유권자 중 5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텍사스주의 경우 2016년 대선 때 선거 11일 전 기준 청년층의 사전투표 참여자는 10만6000명이었지만 올해는 75만3600명으로 7배 수준에 달했다. 경합주에 속하는 플로리다주는 13만4700명에서 43만3700명으로, 노스캐롤라이나는 8만8600명에서 33만1900명으로 각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사전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인 질 여사(사진=연합뉴스)
NBC방송의 집계에서도 지금까지 사전투표를 끝낸 18~29세 유권자가 600만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4년 전 200만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추세라면 청년층 투표율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주소지인 델라웨어주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쳤다. 그는 투표를 마친 후 부인과 함께 나와 "방금 투표했다"며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건강보험법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바이든 후보는 최근 코로나19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를 "무모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내가 이기더라도 이 대유행을 끝내려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유행의 실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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