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의 망령, 코로나 재확산에 되살아나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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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8일은 기록적인 날입니다.
월가의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오늘은 1950년부터 2019년까지 하루 기준 S&P500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날입니다. 70년간 하루 평균 0.58%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1929년으로 돌아가면 10월28일은 바로 하루 12% 폭락 기록을 세웠던 원조 '블랙먼데이'입니다. 대공황의 시작이었죠. 28일(미 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폭락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CNBC의 주식평론가죠. 짐 크레이머가 한 마디로 정리했는데 이런 겁니다. "경제 봉쇄에 대한 요구가 나올 것이다. 부양책이 없는 상황에서 봉쇄라, 그게 오늘 우리가 보는 현상이다."개장 전 조짐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기록적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자 프랑스와 독일이 이날 식당, 술집 등을 폐쇄하는 대대적 봉쇄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앞으로 4주간, 프랑스는 12월1일까지 지속합니다. 이에 따라 독일 증시의 DAX 지수가 4.2% 내리는 등 유럽 증시가 무너졌습니다.
이에 미국의 다우 주가지수 선물은 400~500포인트 내렸고 장이 시작될 땐 550~600포인트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은 커졌고 결국 다우는 943.24포인트, 3.43% 내린 채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3.53%, 나스닥도 3.73% 폭락했습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6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미국의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감염자도 약 7만3000명으로 집계돼 처음 7만 명 선을 넘겼습니다. 2주 전과 견줘 약 40% 증가한 것입니다. 미국도 봉쇄가 될까요. 미국은 유럽과 달리 지금 도시보다 농촌에서 많이 퍼지고 있고, 사망률도 높아지고는 있지만 지난 4월 하루 2000명이 넘던 것에 비하면 아직 1000명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그래서 현재로선 일리노이 등 일부에서만 봉쇄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1918년 스페인 독감 사례에서 보듯 지금은 겨울철 감염기의 초기입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장은 "하루 감염자가 10만 명으로 늘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대규모로 봉쇄된다면 예상해온 소비, 고용 등 경기 회복 경로는 무의미해집니다. JP모간은 "겨울이 찾아오면서 실외영업은 불가능한데 시카고(일리노이)처럼 실내영업을 금지되면 레스토랑, 오프라인 소매업종은 폐업하는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더블딥 우려가 커지는 겁니다.
이번 주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되돌려지면서 경기민감주, 소형주 등이 하락한 반면 기술주는 선방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락세는 무차별적이었습니다. 카니발이 10% 급락하는 등 항공주, 크루즈주, 산업주 등이 폭락했을 뿐 아니라 기술주도 페이스북과 알파벳이 5.51%, 트위터는 5.34% 내리는 등 줄줄이 급락했습니다.안 그래도 장세가 좋지 않는데 여기에 찬물을 부은 명사들까지 있었습니다.
기술주의 경우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알파벳 등의 CEO가 줄줄이 의회 청문회에 끌려 나갔습니다. 물론 원격으로 하긴 했으니 끌려 나간 건 아니지만, 의원들은 마크 저커버그, 순다 피차이, 잭 도시 등 CEO들을 불러놓고 통신품위법 230조를 없애는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이 조항이 사라지면 사용자들이 올린 포스팅에 대해서도 플랫폼들이 책임을 져야합니다.특히 이날 존 론스데일 팰런티어 공동창업자가 CNBC 인터뷰에서 230조 폐지에 찬성했습니다. 공론의 장이 몇몇 기업에 의해 재단돼선 안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팬데믹도 사라질 텐데, 지금 기술주 주가는 너무 비싸다. 또 230조와 같은 규제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론스데일은 페이팔마피아의 일원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유명인사입니다.론스데일이 기술주에 찬물을 부었다면 시장 전반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냉풍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는 불룸버그 기고에서 Fed의 실탄이 소진되고 있으며 지금으로선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Fed의 전지전능함’을 믿고 시장이 여기까지 왔는데 얼마 전까지 Fed의 2인자였던 사람이 Fed의 한계를 지적한 것입니다. 물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이 미 경기를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날 때가 때였던 만큼 투자자들에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금리는 이미 낮을 만큼 낮고, 위험자산도 전반적으로 회복된 만큼 중앙은행이 더 많은 양적완화를 해도 아주 미미한 수준의 금융여건 개선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 금, 원유 등이 모든 자산에서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WTI는 5.5% 떨어진 37.39달러에 마감됐고, 금은 온스당 1.7% 하락해 19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0년물 미 국채의 수익률은 연 0.78%로 전날 0.778%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통상 증시가 폭락할 땐 안전자산인 국채에 투자가 몰려 수익률이 급락하는 데 말입니다.이는 투자자들이 모든 자산에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3월과 같은 마진콜에 쫓기는 상황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달러만이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하며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전통적 안전자산 금 가격 하락은 달러 강세 탓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선과 관련해서도 스멀스멀 불안한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흔들린다는 게 아닙니다.
바이든의 우세는 굳어지는 추세입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남부의 핵심인 조지아가 넘어갔고, 초당적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가 텍사스까지 경합주로 구분하기 시작할 정도입니다. 선거인단수 38명으로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가 민주당으로 간다면 다른 주의 표는 셀 것도 없습니다. 텍사스 197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이 승리한 적이 없는 곳입니다. 텍사스에서는 이미 2016년 투표인 수의 87%인 78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습니다. 백인 중에서도 학력수준이 높은 백인, 라티노, 아시안계 등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상 민주당 지지층입니다.
이는 코로나 폭증 영향으로 보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듯이 코로나로 죽거나 아픈 사람이 곁에 있다면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을 찍을 확률이 낮아질 겁니다.
위스콘신이 이런 대표적 사례인데 위스콘신은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바이든이 앞서고 있습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세 번의 조사에서 최대 17%포인트에서 최소 1%포인트까지 세 번 모두 바이든이 이겼습니다. 위스콘신주는 현재 10만명당 하루 신규 감염자수가 68명에 달합니다. 5000만명 우리나라로 따지면 하루 확진자가 3만5000명씩에 달하는 겁니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에게 물어봤더니 83%가 주변에 코로나 환자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약간 다른 관점의 분석이긴 한데 LPL리서치는 이날 대선일 전 6거래일간 S&P 500 지수가 하루 3% 이상 폭락했던 적은 1932년과 2008년 딱 두 번이며, 이 두 번 모두 현직 대통령이 패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트럼프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요. 트럼프 지지층은 저학력 백인, 인종주의자 등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내가 지지자요"하고 나서기보다 숨어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친공화당계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은 어제 트럼프가 48대 47로 지지율에서 앞섰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JP모간은 트럼프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지난 선거보다 확연히 줄었다고 분석합니다. 지난번에는 현 시기에 11% 가량이 부동층이었는데, 이번은 3% 이하로 감소했다는 것이죠.삭소뱅크가 어제 대선 분석자료를 냈는데요. 트럼프가 가까스로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 지배를 유지할 확률을 5% 이하라고 봤습니다. 바이든이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은 유지할 확률은 20% 이하입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고 상원은 민주당이 가까스로 뺏어올 확률은 25%,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 혹은 '블루 쓰나미'가 올 확률이 각각 30%와 20%로 내다봤습니다.월가는 지난 한 달간 바이든이 집권하는데 대해 적응해서 편안하게 느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 이후 부양책이 예상보다 쉽게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내년 1월 말 취임식 때까지 트럼프가 협조를 하지 않을 것이란 것입니다. 또 혹시라도 민주당이 상원을 빼앗아오지 못하면 공화당이 상원을 통해 5000억 달러 정도의 부양책을 고집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어쨌든 대선이 일주일 남았는데, 시장은 계속 출렁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S&P 500 지수가 3,271.03에 마감했는데 현재 모건스탠리는 지지선을 3100, 크레딧스위스와 UBS는 3200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원래 대선 일주일 전쯤 되면 대선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면서 상승장이 시작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양상입니다. 이는 대선보다 더 중요한 코로나 확산세가 장을 지배하고 있는 탓으로 관측됩니다. 코로나가 어디까지 재창궐할 지, 과연 미국에서 다시 대규모 봉쇄가 시작될 지 주시해야하겠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월가의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오늘은 1950년부터 2019년까지 하루 기준 S&P500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날입니다. 70년간 하루 평균 0.58%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1929년으로 돌아가면 10월28일은 바로 하루 12% 폭락 기록을 세웠던 원조 '블랙먼데이'입니다. 대공황의 시작이었죠. 28일(미 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폭락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CNBC의 주식평론가죠. 짐 크레이머가 한 마디로 정리했는데 이런 겁니다. "경제 봉쇄에 대한 요구가 나올 것이다. 부양책이 없는 상황에서 봉쇄라, 그게 오늘 우리가 보는 현상이다."개장 전 조짐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기록적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자 프랑스와 독일이 이날 식당, 술집 등을 폐쇄하는 대대적 봉쇄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앞으로 4주간, 프랑스는 12월1일까지 지속합니다. 이에 따라 독일 증시의 DAX 지수가 4.2% 내리는 등 유럽 증시가 무너졌습니다.
이에 미국의 다우 주가지수 선물은 400~500포인트 내렸고 장이 시작될 땐 550~600포인트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은 커졌고 결국 다우는 943.24포인트, 3.43% 내린 채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3.53%, 나스닥도 3.73% 폭락했습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6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미국의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감염자도 약 7만3000명으로 집계돼 처음 7만 명 선을 넘겼습니다. 2주 전과 견줘 약 40% 증가한 것입니다. 미국도 봉쇄가 될까요. 미국은 유럽과 달리 지금 도시보다 농촌에서 많이 퍼지고 있고, 사망률도 높아지고는 있지만 지난 4월 하루 2000명이 넘던 것에 비하면 아직 1000명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그래서 현재로선 일리노이 등 일부에서만 봉쇄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1918년 스페인 독감 사례에서 보듯 지금은 겨울철 감염기의 초기입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장은 "하루 감염자가 10만 명으로 늘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대규모로 봉쇄된다면 예상해온 소비, 고용 등 경기 회복 경로는 무의미해집니다. JP모간은 "겨울이 찾아오면서 실외영업은 불가능한데 시카고(일리노이)처럼 실내영업을 금지되면 레스토랑, 오프라인 소매업종은 폐업하는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더블딥 우려가 커지는 겁니다.
이번 주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되돌려지면서 경기민감주, 소형주 등이 하락한 반면 기술주는 선방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락세는 무차별적이었습니다. 카니발이 10% 급락하는 등 항공주, 크루즈주, 산업주 등이 폭락했을 뿐 아니라 기술주도 페이스북과 알파벳이 5.51%, 트위터는 5.34% 내리는 등 줄줄이 급락했습니다.안 그래도 장세가 좋지 않는데 여기에 찬물을 부은 명사들까지 있었습니다.
기술주의 경우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알파벳 등의 CEO가 줄줄이 의회 청문회에 끌려 나갔습니다. 물론 원격으로 하긴 했으니 끌려 나간 건 아니지만, 의원들은 마크 저커버그, 순다 피차이, 잭 도시 등 CEO들을 불러놓고 통신품위법 230조를 없애는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이 조항이 사라지면 사용자들이 올린 포스팅에 대해서도 플랫폼들이 책임을 져야합니다.특히 이날 존 론스데일 팰런티어 공동창업자가 CNBC 인터뷰에서 230조 폐지에 찬성했습니다. 공론의 장이 몇몇 기업에 의해 재단돼선 안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팬데믹도 사라질 텐데, 지금 기술주 주가는 너무 비싸다. 또 230조와 같은 규제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론스데일은 페이팔마피아의 일원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유명인사입니다.론스데일이 기술주에 찬물을 부었다면 시장 전반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냉풍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는 불룸버그 기고에서 Fed의 실탄이 소진되고 있으며 지금으로선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Fed의 전지전능함’을 믿고 시장이 여기까지 왔는데 얼마 전까지 Fed의 2인자였던 사람이 Fed의 한계를 지적한 것입니다. 물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이 미 경기를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날 때가 때였던 만큼 투자자들에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금리는 이미 낮을 만큼 낮고, 위험자산도 전반적으로 회복된 만큼 중앙은행이 더 많은 양적완화를 해도 아주 미미한 수준의 금융여건 개선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 금, 원유 등이 모든 자산에서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WTI는 5.5% 떨어진 37.39달러에 마감됐고, 금은 온스당 1.7% 하락해 19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0년물 미 국채의 수익률은 연 0.78%로 전날 0.778%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통상 증시가 폭락할 땐 안전자산인 국채에 투자가 몰려 수익률이 급락하는 데 말입니다.이는 투자자들이 모든 자산에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3월과 같은 마진콜에 쫓기는 상황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달러만이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하며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전통적 안전자산 금 가격 하락은 달러 강세 탓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선과 관련해서도 스멀스멀 불안한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흔들린다는 게 아닙니다.
바이든의 우세는 굳어지는 추세입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남부의 핵심인 조지아가 넘어갔고, 초당적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가 텍사스까지 경합주로 구분하기 시작할 정도입니다. 선거인단수 38명으로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가 민주당으로 간다면 다른 주의 표는 셀 것도 없습니다. 텍사스 197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이 승리한 적이 없는 곳입니다. 텍사스에서는 이미 2016년 투표인 수의 87%인 78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습니다. 백인 중에서도 학력수준이 높은 백인, 라티노, 아시안계 등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상 민주당 지지층입니다.
이는 코로나 폭증 영향으로 보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듯이 코로나로 죽거나 아픈 사람이 곁에 있다면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을 찍을 확률이 낮아질 겁니다.
위스콘신이 이런 대표적 사례인데 위스콘신은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바이든이 앞서고 있습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세 번의 조사에서 최대 17%포인트에서 최소 1%포인트까지 세 번 모두 바이든이 이겼습니다. 위스콘신주는 현재 10만명당 하루 신규 감염자수가 68명에 달합니다. 5000만명 우리나라로 따지면 하루 확진자가 3만5000명씩에 달하는 겁니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에게 물어봤더니 83%가 주변에 코로나 환자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약간 다른 관점의 분석이긴 한데 LPL리서치는 이날 대선일 전 6거래일간 S&P 500 지수가 하루 3% 이상 폭락했던 적은 1932년과 2008년 딱 두 번이며, 이 두 번 모두 현직 대통령이 패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트럼프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요. 트럼프 지지층은 저학력 백인, 인종주의자 등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내가 지지자요"하고 나서기보다 숨어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친공화당계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은 어제 트럼프가 48대 47로 지지율에서 앞섰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JP모간은 트럼프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지난 선거보다 확연히 줄었다고 분석합니다. 지난번에는 현 시기에 11% 가량이 부동층이었는데, 이번은 3% 이하로 감소했다는 것이죠.삭소뱅크가 어제 대선 분석자료를 냈는데요. 트럼프가 가까스로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 지배를 유지할 확률을 5% 이하라고 봤습니다. 바이든이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은 유지할 확률은 20% 이하입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고 상원은 민주당이 가까스로 뺏어올 확률은 25%,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 혹은 '블루 쓰나미'가 올 확률이 각각 30%와 20%로 내다봤습니다.월가는 지난 한 달간 바이든이 집권하는데 대해 적응해서 편안하게 느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 이후 부양책이 예상보다 쉽게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내년 1월 말 취임식 때까지 트럼프가 협조를 하지 않을 것이란 것입니다. 또 혹시라도 민주당이 상원을 빼앗아오지 못하면 공화당이 상원을 통해 5000억 달러 정도의 부양책을 고집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어쨌든 대선이 일주일 남았는데, 시장은 계속 출렁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S&P 500 지수가 3,271.03에 마감했는데 현재 모건스탠리는 지지선을 3100, 크레딧스위스와 UBS는 3200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원래 대선 일주일 전쯤 되면 대선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면서 상승장이 시작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양상입니다. 이는 대선보다 더 중요한 코로나 확산세가 장을 지배하고 있는 탓으로 관측됩니다. 코로나가 어디까지 재창궐할 지, 과연 미국에서 다시 대규모 봉쇄가 시작될 지 주시해야하겠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