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근무환경…보험업계 '스마트오피스' 도입 붐

본사 내 고정석 없애고 자율좌석시스템 도입
전속 설계사 대상 스마트오피스 적용하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 새로운 근무형태가 자리잡으면서 보험업계에 '스마트오피스' 도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다음달 본사 내에 스마트오피스 조성을 위해 공사 업체 선정에 나섰다. 스마트오피스는 내년 1월 중에 본사 18층~21층에 조성될 예정이다.스마트오피스는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자율적 업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직무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외부활동이 많은 직원을 중심으로 자율좌석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본사 직원들의 소통강화와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업무공간 변경을 위해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공사 기간 동안 직원들은 재택 또는 대체 공간에서 근무하게 되며 보다 세부적인 사항은 향후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비해 이미 여러 보험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거나 구축할 예정이다.삼성화재는 지난달 합정역 근처에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DWP)'를 열었다. DWP는 합정역 인근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기존의 먼 사무실까지 출근하지 않고 집과 가까운 사무실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형태다.

당초 DWP는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은 줄이고 업무 효율은 높이기 위해 파일럿 형태로 운영했으나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올해 말까지 운영이 연장됐다. 내년에는 이러한 근무 환경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는 게 삼성화재 측의 설명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8월부터 서울 서소문 사옥에 스마트오피스를 마련했다. 외부 업무가 많은 직원들이 여의도 본사까지 왔다갔다 하지 않고도 서울 도심에 있는 사옥에서 업무에 필요한 관련 모든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하나생명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스마트오피스 도입에 발맞춰 앞으로 본사에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직 시행 시기는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앞서 도입한 은행을 시작으로 여러 관계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본사 직원이 아닌 전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보험사들도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올 초 전속 설계사(FC) 채널 강화를 위해 '뉴세일즈 모델'을 구축하면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FC채널의 비효율적인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이를 운영비와 수수료 재원으로 전환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해 절약하게 되는 임차비는 지점운영비로 추가 지원하며 최저수수료율 상향 조정에도 쓰인다.이같은 모델은 2017년 메트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에서 최초 선보였다. 서울 내에 있는 46개 지점 사무실을 폐쇄하고 광화문과 삼성동 두 개의 건물에 스마트오피스를 마련했다.

스마트오피스는 설계사들의 지정석이 없는 열린 공간으로 출근 순서에 따라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설계사들은 위한 트레이닝센터와 휴게 공간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같은 공간 혁신을 시도한 이유는 판매채널이 다양해지고 비대면을 활용한 보험 계약이 늘면서 거점으로 활용할 지점의 필요성이 크제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점을 단순화하고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면서 많은 보험사들은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줄이고 전속 설계사들이 근무하기 편한 환경을 갖추면서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화된 업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본사 직원, 전속 설계사들이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며 "사무환경의 변화로 직원 창의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조직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