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세 광고 믿었는데"…1년 지나자 월세 요구한 공공임대주택

시행사 "계약서상 문제 없어…5년 모두 올 전세 말한 적 없어"
입주민 "광고와 문의 때 올 전세 강조…1천500가구 서민 속였다"
부산 강서구 한 공공임대주택이 분양 당시 '올 전세'로 광고를 뒤 입주 1년 만에 월세 29만원을 요구해 입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1천515가구 입주민은 단체행동에 나서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8일 부산 강서구와 화전우방아이유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화전동에 있는 이 아파트는 2017년 2월 15일 모집공고가 시작됐다.

화전우방아이유쉘은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아 건설된 5년 분양형 공공임대주택이다. 시행사는 SM하이플러스, 시공사는 우방건설이다.

당시 모델하우스, 팜플렛, 홈페이지, 인터넷 홍보기사, 유튜브 등지에서 이 아파트는 'all 전세형 5년 명품임대, 매월 임대료 부담 無'라는 문구로 소개됐다.

광고, 홍보와 달리 분양 공고와 임대차계약서상에는 월세 29만원이 표기돼 있었다. 분양자들은 분양 당시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이를 이상하게 여겨 문의했지만 분양사무소는 "공공건설임대주택용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야해 월세는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일 뿐이고 예치금만 추가 입금하면 월세 부담이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주 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 현 임차인인 시행사가 돌연 계약서대로 월세를 요구하고 나섰다.

입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입주민은 "이 아파트는 주변에 인프라가 없고 대중교통도 불편하다"며 "주민들이 5년 임대기간 모두 전세라고 생각해 입주한 것이지 월세였으면 입주하지 않았다.

시행사가 미분양을 우려해 허위 광고로 분양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행사 SM하이플러스 관계자는 "ALL 전세라는 말은 모든 세대가 1년간 전세라는 말인데 1년이라는 문구를 적지 않아 발생한 오해다.

반대로 5년 모두 전세라는 말도 한 적이 없다"며 "5년 의무 임대주택이지만 임차인에게 2년 6개월 만에 조기 분양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5년 분양형 공공임대아파트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하면 2년 6개월 만에 조기 분양이 가능하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이날 강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비상대책위는 "입주민들은 5년 동안 월세 부담 없이 올 전세로 거주 가능하다는 광고와 홍보 문의에 대한 답변을 믿고 청약통장을 사용해 입주한 청년, 신혼부부, 서민들인데 시행사가 1천500가구 서민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 전세 허위광고로 분양자를 모집 후 갑자기 말을 바꿔 월세를 요구하는 곳이 과연 서민을 위해 지어진 5년 공공임대주택인지 묻고 싶다"며 "원래 가능한 조기분양을 핑계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향후 형사고발 등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