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폭락한 날…나홀로 상승한 '대형주'가 있었다

S&P500 지수가 3.52% 폭락한 지난 28일 뉴욕증시에서도 4.50% 반등한 대형주가 있습니다. '왕년의 대장주' 제너럴 일렉트릭(GE)입니다. 한국에서는 잭 웰치 전 회장의 경영전략으로 유명한 종목이죠.

28일 뉴욕증시에서 GE는 4.5% 상승한 7.4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마켓와치에 따르면 이날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가운데 상승마감한 종목은 단 15개였고, 그 중 GE가 가장 높은 상승을 보였습니다. 이날 GE는 2억5100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 이날 GE는 뉴욕증시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이었습니다. 시장이 GE에 환호한 이유를 한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괜찮은' 정도였기 때문이죠. GE는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194억달러의 매출을 신고했습니다. 항공부문 매출이 1년새 39% 급감하면서 49억달러에 그쳤던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187억달러를 뛰어넘긴 했지만,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GE의 손실이 크게 줄어들고, 현금흐름이 개선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GE는 3분기에 11억 9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3분기의 94억7000만달러 대비 대폭 개선된 수치입니다. 주당순이익(EPS)도 -1.08달러에서 -14센트로 대폭 개선됐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사업의 호황이 항공 부문의 부진을 보완했다는 평가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GE가 이번 분기에 거둔 5억1400만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이었습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GE의 이번 분기 FCF가 -10억3000만달러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경영진은 실적 발표를 통해 GE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습니다. 4분기에는 FCF 25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GE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컬프는 실적발표 후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GE를 개혁하려는 우리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코로나19에도 헬스케어 부문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항공의 실적 악화를 억제하면서 성공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세계 최대의 기업이었고,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으로부터 시작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GE가 이제 상승여력을 갖춘 낙폭과대주 정도로 취급받는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GE가 비용통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있고, 아직 연고점 대비 77%의 상승여력을 보유한 만큼 부담없는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