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들의 '반복되는 불행'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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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일 교수 등의 공저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출간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다.정치인으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여서 그 영예가 무척 커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끝이 불행했다.
한 대통령은 해외 망명 후 작고했고, 또 한 대통령은 측근에게 무참히 살해됐다.이후 대통령들도 자신이나 자손들이 감옥에 가야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랄까? 책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의 출간에 맞추기라도 한 듯, 대법원은 29일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천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를 달성한 이 나라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왜 이처럼 한결같이 불행했을까?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 등 6명의 저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한 말로를 걷게 된 원인들을 정치, 외교, 언론, 리더십 등 각 분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처방과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외교에서 특별히 많은 부담을 느낀다.패권국들로 둘러싸인 데다 남북으로 분단돼 있어 '외교 함정'이라 불릴 만큼 외교 현실이 엄중하다.
이런 현실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국정 과제 추진 동력을 빼앗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통령의 불행은 언론과도 관련이 깊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 한동안 권위주의 지배 체제가 한창일 때, 국민들은 언론의 자유가 권위주의 독재에 맞서는 데 꼭 필요한 도구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 권력에 협력하면서 오히려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가 됐다는 것. 특히 권위주의 체제와 군사 정권에 맞섰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는 험악한 순간이 수차례 존재했다.
더불어 장기 독재를 막기 위해 도입한 '5년 단임제'가 장기 독재를 막는 데는 기여했으나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과 비효율성을 초래했다고 말한다.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설 자리를 잃은 채 '승자 독식 제도'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권위주의 사회에서 자라난 역대 대통령들에게 민주적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청와대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지극히 일방적이고 단순했으며, 국민에게 그저 통고하는 행위를 국민과의 소통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국민과 교감하는 쌍방향 소통이 잘 안됐다는 거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주요 덕목 가운데 하나인 자기희생을 보여준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표상으로 베트남의 호찌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찌민은 1960년대 중국의 마오쩌둥, 북한의 김일성과 달리 지도자로서 신격화되는 걸 거부했다고 한다.
측근들이 호찌민에 대해 신격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그는 웃으며 쓸데없는 짓이라고 그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호찌민은 미국과의 전쟁 중에 고생하는 국민들 생각에 공직 내내 단추가 떨어진 변변치 않은 옷을 걸치고 고무신을 신는 청빈함을 고수함으로써 국민들을 단합시킬 수 있었고, 절대 불가능하리라고 여겨진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독립과 통일을 이룩한 청렴결백한 인물이었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어떠한 부귀영화나 안락도 추구하지 않은 서민적 지도자였다.
지도자란 결국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심 속에서 국민과 공감하며 목표를 향해 전진시켜 나가는 국민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 필하모닉 지휘자 벤자민 젠더의 말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리더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는 자기는 정작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는 얼마나 다른 이들로 하여금 소리를 잘 내게 하는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다른 이들 속에서 잠자고 있는 가능성을 깨워서 꽃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 아닐까?"
책은 '대통령을 기다리는 외교 함정', '불행한 대통령과 언론', '대통령의 불행과 정치 구조', '대통령의 불행과 리더십 문제' 등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라종일·조병제·이구·허태회·황인수·정태용 지음. 파람북 펴냄. 272쪽. 1만6천원./연합뉴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다.정치인으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여서 그 영예가 무척 커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끝이 불행했다.
한 대통령은 해외 망명 후 작고했고, 또 한 대통령은 측근에게 무참히 살해됐다.이후 대통령들도 자신이나 자손들이 감옥에 가야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랄까? 책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의 출간에 맞추기라도 한 듯, 대법원은 29일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천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를 달성한 이 나라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왜 이처럼 한결같이 불행했을까?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 등 6명의 저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한 말로를 걷게 된 원인들을 정치, 외교, 언론, 리더십 등 각 분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처방과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외교에서 특별히 많은 부담을 느낀다.패권국들로 둘러싸인 데다 남북으로 분단돼 있어 '외교 함정'이라 불릴 만큼 외교 현실이 엄중하다.
이런 현실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국정 과제 추진 동력을 빼앗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통령의 불행은 언론과도 관련이 깊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 한동안 권위주의 지배 체제가 한창일 때, 국민들은 언론의 자유가 권위주의 독재에 맞서는 데 꼭 필요한 도구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 권력에 협력하면서 오히려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가 됐다는 것. 특히 권위주의 체제와 군사 정권에 맞섰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는 험악한 순간이 수차례 존재했다.
더불어 장기 독재를 막기 위해 도입한 '5년 단임제'가 장기 독재를 막는 데는 기여했으나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과 비효율성을 초래했다고 말한다.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설 자리를 잃은 채 '승자 독식 제도'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권위주의 사회에서 자라난 역대 대통령들에게 민주적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청와대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지극히 일방적이고 단순했으며, 국민에게 그저 통고하는 행위를 국민과의 소통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국민과 교감하는 쌍방향 소통이 잘 안됐다는 거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주요 덕목 가운데 하나인 자기희생을 보여준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표상으로 베트남의 호찌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찌민은 1960년대 중국의 마오쩌둥, 북한의 김일성과 달리 지도자로서 신격화되는 걸 거부했다고 한다.
측근들이 호찌민에 대해 신격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그는 웃으며 쓸데없는 짓이라고 그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호찌민은 미국과의 전쟁 중에 고생하는 국민들 생각에 공직 내내 단추가 떨어진 변변치 않은 옷을 걸치고 고무신을 신는 청빈함을 고수함으로써 국민들을 단합시킬 수 있었고, 절대 불가능하리라고 여겨진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독립과 통일을 이룩한 청렴결백한 인물이었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어떠한 부귀영화나 안락도 추구하지 않은 서민적 지도자였다.
지도자란 결국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심 속에서 국민과 공감하며 목표를 향해 전진시켜 나가는 국민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 필하모닉 지휘자 벤자민 젠더의 말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리더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는 자기는 정작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는 얼마나 다른 이들로 하여금 소리를 잘 내게 하는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다른 이들 속에서 잠자고 있는 가능성을 깨워서 꽃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 아닐까?"
책은 '대통령을 기다리는 외교 함정', '불행한 대통령과 언론', '대통령의 불행과 정치 구조', '대통령의 불행과 리더십 문제' 등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라종일·조병제·이구·허태회·황인수·정태용 지음. 파람북 펴냄. 272쪽. 1만6천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