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쇼크' 면세점서 외국인 1인당 구매 2000만원 돌파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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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면세점협회, 9월 산업총괄 자료지난달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이 2000만원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달 만에 월별 최고치를 재차 새로 쓴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장기 침체에 빠진 면세업계에서 '큰손'인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가 낳은 기현상이다.
▽ 외국인 1인당 구매 최고치 경신…2000만원 돌파
▽ "여행객 끊기고 중국인 보따리상만 방문"
29일 한국면세점협회의 산업총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4840억원으로 지난해 9월(1조4841억원)보다 33.8% 감소했다. 그러나 8월(1조4441억원)보다는 2.8%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로 1조원대 매출이 깨진 지난 4월(9867억원) 이후 회복세를 이어간 모습이다.코로나19 사태 이후 특이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9월 외국인 매출(1조4409억원)은 내국인 매출(431억원)을 압도했다.
그러나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방문객수는 코로나 이후 급감했다. 9월의 경우 면세점 이용객은 내국인(35만8854명)이 외국인(6만6081명)보다 약 5배 많으면서 1인당 구매객이 치솟았다. 이는 여행객이 줄고,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만 면세점만 찾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9월 외국인의 1인당 구매액은 2180만원으로 신기록을 썼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는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선 수치로 직전 월별 최고치인 8월(1843만원)을 제쳤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출입국 절차 강화와 함께 2주 격리가 의무화되면서 따이궁의 구매패턴이 '자주 찾기'보다 '한꺼번에 많이'로 바뀌었고, 브랜드별 구매개수 제한이 풀린 점 등이 반영된 수치"라며 "'쇼핑관광' 덕에 업계의 매출 1조원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건전한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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