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항암제 후보 물질 中 시스톤에 4099억원 기술 수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
올해에만 벌써 3번째 쾌거
상장이후 2조3600억 기술 수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에만 세 번째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015년 중국 포순제약과 첫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여덟 번째 성과다. 상장 후 공개된 전체 기술수출 계약 금액만 2조3600억원에 달한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개발한 약물-항체 결합(ADC) 항암제 후보물질인 ‘LCB71’의 기술이전 계약을 중국 바이오기업인 시스톤파마수티컬스와 맺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시스톤파마수티컬스는 LCB71 개발 권한과 한국을 제외한 세계 판권을 갖는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선급금 113억원을 받는다. 임상 진행 등 상업화 정도에 따라 단계별 성과급으로 받는 금액을 포함하면 전체 계약 규모는 4099억원이다. 매출액에 따라 로열티를 따로 받을 수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미리 합의한 비율에 따라 모든 기술료를 에이비엘바이오와 나눠 갖는다.

ADC는 약효를 내는 약물과 암세포를 찾아가도록 돕는 항체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LCB71은 ADC 기술을 활용해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ROR1 항체를 약물 부위에 결합시킨 물질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혈액 속에서 약물과 항체가 잘 붙어 있고 암세포에만 약효를 내는 ADC 기술을 갖고 있다. 이론적으로 항체나 약물만 바꾸면 새 치료제를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ADC 기술이 신약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기술을 사간 시스톤파마수티컬스는 LCB71을 삼중음성 유방암, 폐암 등 고형암과 급성림프구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시스톤파마수티컬스는 면역관문 억제제 등 15개 신약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올해 9월 미국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로부터 지분 투자도 받았다.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안에 기술이전 세 건을 성사하겠다’고 했던 연초 목표를 달성했다. 올해 성사한 계약 규모는 1조1845억원이다. 상장 후 공개된 전체 계약 규모를 모두 합하면 2조3641억원에 달한다. 2015년 이후 ADC 기술로 5건, 항생제와 항응혈제 등을 포함한 전체 파이프라인으로 8건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해마다 한 건 이상씩 꾸준히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LCB71은 올해 5월 익수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LCB73에 이어 고유 약물을 적용한 두 번째 파이프라인”이라며 “시스톤파마슈티컬스의 개발 역량을 통해 글로벌 임상에 신속하게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LCB71을 함께 개발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앞으로도 협력을 다양화해 ADC 기반 신약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