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낫다?…가상인물이 1년에 130억씩 버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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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수요 급증할 전망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위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높아지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란 소셜미디어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상인물을 뜻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리서치 서비스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를 인용, 2022년에는 전세계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쓰게 될 비용이 연간 150억달러(약 17조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위해 전세계 기업들이 지출한 비용은 8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규모가 3년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사람이 아닌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영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온바이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릴 미켈라는 올해 1170만달러(약 132억원)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컴퓨터그래픽 이미지(CGI) 인플루언서라고도 불리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다른 사람과의 대면이 부담스러워진 사람들에게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과거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인 인플루언서가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생긴 점도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설 자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 캐릭터 등에 익숙한 Z세대가 구매력을 갖추게 된 점도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상업적 가능성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들의 수는 25억60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이 20대 중반에 들어서게 되면서 구매력도 확장될 전망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업계를 분석하는 버추얼휴먼 사이트의 설립자인 크리스토퍼 트래버스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실제 사람보다 저렴하고, 동시에 여러 곳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노화하거나 죽지 않기 때문에 사업적 잠재력이 인간보다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유튜브에서만 가상 인플루언서 5000개 가량이 활동하고 있다.
이미 기업들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구기업 이케아는 일본 도쿄 하라주쿠 지점에서 임마(Imma)라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를 지난 여름 진행하기도 했다. 임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0만명을 거느리고 있으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브랜드 셀린느와 협력하기도 했다. 투자자들도 버추얼 인플루언서 업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마 등을 창조한 일본 스타트업(Aww)은 지난 9월 1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에는 영화 제작 경력 등이 있는 20여명의 직원이 있다. 역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개발한 미국 회사 슈퍼플라스틱은 지난해 1000만달러에 이어 올해에는 60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한국에서도 가상인물을 활용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 사내벤처인 스타랩스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23일 체결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