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과 전쟁시 필리핀 주변바다부터 장악할 것"

필리핀 전 육참총장 주장…"필리핀, 남중국해-태평양 잇는 길목"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전쟁시 필리핀을 둘러싼 바닷길부터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필리핀이 남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길목에 위치한 전략적 요지이기 때문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직 필리핀 군 장성 엠마뉴엘 바우티스타는 지난주 열린 화상 포럼에서 미중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은 바시 해협을 비롯해 민도로·샌 버너디노·세부 등 필리핀 주변 바닷길부터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바우티스타는 "남중국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이 길목을 통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는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중국은 분쟁해역, 인도와의 접경지대 등에서 갈수록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중 대결이 벌어질 수 있는 화약고"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 필리핀을 통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필리핀 간에는 방위조약을 체결돼 있어 한 쪽이 침략을 받으면 상대방이 지원에 나선다. 바우티스타는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 섬들을 군사 기지화 하며 이 지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지에서 중국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수분 내 필리핀으로 전투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주비자오<渚碧礁>),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美濟礁>)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중국이 이미 전략적 요충지인 수빅만 인근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사실상 장악했으며, 분쟁이 벌어지거나 정치적으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경우 스카버러 암초도 완전히 수중에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카버러암초에서는 괌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군 잠수함을 쉽게 격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