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불로소득 아닙니다"

주식, 의사결정 동반하는 노동
과세 강화는 무리
그동안 주식 투자로 돈을 벌면 ‘불로(不勞)소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직접 일을 하지 않고 수익, 이자, 배당금, 지대 등을 얻는다는 의미다. 정부가 주식투자 차익에 과세를 강화하려는 것도 비슷한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이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주식에 불로소득 잣대를 들이대는 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효석 SK증권 애널리스트가 유튜브에 올린 ‘주식 투자가 불로소득이 아닌 이유’ 동영상이 화제다. 그는 주식 투자는 노동에서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의사결정 행위에 기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육체적 노동을 하지 않는 기업의 경영진이 높은 임금을 받는 이유와 비슷하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위가 주식 투자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주식 투자를 임대, 상속, 복지 등과 구분해야 한다는 근거라고 강조했다.주식 투자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주식 투자자는 매일 급변하는 시세를 보면서 공포와 탐욕을 견뎌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학개미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도 급락장의 공포를 견뎌냈기에 가능했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부단하게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법을 찾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투자를 통해 돈으로 하여금 일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개미들은 올해 62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200선으로 주저앉자 올해 최대 규모인 1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