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현식 30주기·유재하 33주기…시간을 초월한 그들의 음악

해마다 11월 1일이면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불멸의 이름으로 남은 두 싱어송라이터를 떠올리게 된다.

이날은 고(故) 김현식(1958∼1990)의 30주기이자 故 유재하(1962∼1987)의 33주기다.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로 3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의 노래는 시간을 초월한 여운을 남기며 전 세대에 사랑받고 있다.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후배 뮤지션들의 움직임도 이어진다.

'영원한 가객' 김현식의 30주기를 맞아 다양한 장르의 실력파 후배 가수들이 참여한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가 올해 발매된다. 제작사 슈퍼맨C&M은 지난달 30일 "김현식의 30주기를 앞두고 그가 얼마나 위대한 뮤지션이었는지 기억하고 싶었다"며 리메이크 앨범 발매 소식을 알렸다.

김현식과 절친했던 후배 김장훈은 그가 마지막 녹음을 했던 스튜디오에서 권인하와 함께 김현식을 추모하는 랜선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권인하는 1989년 김현식, 강인원과 함께 영화 OST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함께 불렀다. 다음 달에는 엠넷이 김현식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 음성복원 기술로 재현한 특집 방송 '다시 한번'을 선보인다.

'비처럼 음악처럼', '사랑했어요', '내 사랑 내 곁에' 등 숱한 명곡을 남긴 김현식은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싱어송라이터로 꼽힌다.

진한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특유의 거친 음색과, 음악 속에 깃든 순수한 사랑의 정서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32세이던 1990년 11월 1일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병마와 싸우며 생의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한 그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깊은 울림을 준다.
'사랑하기 때문에' 단 한 장의 음반으로 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유재하는 그보다 3년 전인 1987년 11월 1일 교통사고로 요절했다.

김현식과 유재하는 밴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함께 활동했던 인연도 있다.

유재하를 기억하고 젊은 싱어송라이터를 발굴·육성하고자 1989년 시작한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올해 무대를 이어간다.

오는 19일 온라인으로 본선 무대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TBS TV '힐링스테이지 그대에게'는 유재하 특집으로 편성됐다.

불독맨션 이한철, 피터팬콤플렉스 전지한, 노리플라이 권순관, 지난해 대상을 받은 신예 김효진 등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 뮤지션들이 유재하 음악을 다시 부르는 무대를 꾸몄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 내 품에', '가리워진 길', '지난 날' 등이 수록된 유재하 1집 '사랑하기 때문에'(1987)는 발매 후 몇 달 만에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 앨범이 됐다. 이 음반은 기존 대중가요와 다른 작법으로 한국 팝 발라드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의 사후 재조명됐고, 수많은 후배 뮤지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