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경기서 풀타임 뛴 이동국 "다 쏟아부었습니다"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은 "(끝까지) 내 정신이 몸을 지배했다"는 말로 자신의 은퇴 경기를 평가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 2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전북 현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마지막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자신에게 마지막 주어진 90분을 후회 없이 뛰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동국은 기진맥진해 있었다.

"더는 이런 수준의 경기가 나에게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올 시즌 이동국이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국은 "은퇴식 하는 내내 다리에서 경련이 올라왔고 추워서 몸이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모든 분이 지켜보고 있어서 내색 안 했다.

(끝까지) 내 정신이 몸을 지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쥐 안 나는, 경련 안 나는 운동을 하며 살겠다"고 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이동국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구단의 8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하며 현역 생활을 '해피엔딩'으로 마쳤다.

이동국은 "2008년까지의 전북은 우승을 바라볼 수 없는 팀이었고 연패를 당해도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던 팀이었지만, 2009년부터는 항상 우승을 바라보는 팀, 연패를 안 당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고 전북에서의 지난 11년을 돌아봤다.그러면서 "전북은 홈에서만큼은 상대 팀을 그냥 보내지 않는 무서운 팀이 됐다.

이런 저력, 이런 '우승 DNA'를 오늘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의 전북을 더 기대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2골을 넣은 조규성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국은 "조규성은 전북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오늘 자신이 가진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조규성은 구단이 기대를 걸어도 될 만한 선수"라면서 "성실한 데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계속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날 모기업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경기장을 찾아 킥오프 때부터 이동국의 은퇴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은퇴식 때는 이동국에게 직접 감사패와 현대차 미니밴 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동국은 "회장님이 최근에 승진하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신이 없어서 '부회장님'이라고 부르고 말았는데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멋쩍게 웃었다.그러면서 "회장님이 '자주 연락합시다'라고 말했는데, 차 선물 받은 것보다 그 말씀이 훨씬 뭉클하게 다가왔다"면서 "평생 잊지 못할 화려한 은퇴식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