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투자자산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들 움직였다 [이고운의 머니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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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전세계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궁금해지는 사안이 ‘거액 자산가들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입니다. 유럽 투자은행 UBS가 우리나라 돈으로 11억원을 갖고 있는 자산가 1000명에게 설문을 했다고 합니다.
시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이 추진할 코로나19 경기부양책 규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단 문제는 상원입니다. 미 하원은 현재처럼 민주당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현재 공화당이 다수석을 점하고 있는 상원에 대한 전망이 쉽지 않습니다. 월가에서는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다면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100만달러 투자하는 거액자산가, 미 대선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가 투자자산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보유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주식 등 투자자산으로만 100만달러를 보유할 정도면 부동산 등까지 합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들에게 ‘미 대선을 앞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보유 현금 비중을 늘렸다고 답변한 비중이 36%로 가장 많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는 답변이 30%였습니다. 이미 거액자산가 10명 중 6명 꼴로 미 대선에 대비한 모종의 조치를 취했다는 뜻입니다. UBG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미 대선 결과가 나온 뒤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거액자산가들은 왜 움직였을까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을 대비해서 이른바 ‘바이든 테마주’로 갈아탔거나 갈아탈 예정일까요. 물론 그런 이유도 있긴 하겠지만, 거액자산가들의 자산 대이동을 자극한 근본적 이유는 불확실성에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입니다. 미 대선 결과가 경합 수준일 경우, 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불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2%가 대선 결과가 불확실할 경우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대선 결과 불복 및 수락에만 수개월이 걸리며 시장에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상황이 주가에도 최악이라는 뜻입니다.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29%,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은 19%에 그쳤습니다.최대 호재는 경기부양책, 미 상원 어디에서 장악할지 관건
지금까지 월스트리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각각의 경우를 대비한 유망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 예측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고 합니다. 2016년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을 때 월가의 예측이 은근히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 예상 주도주로 꼽혔던 에너지기업과 금융기업들이 초기에는 선전하긴 했으나 지금 현재 주가는 시장수익률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 그중 한 사례입니다.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라고 해서 시장을 맞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일례로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하락장이 올 것이라는 발상으로 베팅했다가 10억달러를 손해보기도 했습니다. 당장 증시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이 언제 나오느냐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뉴욕증시는 경기부양책이 나올 듯하면 상승, 당분간 안될 것 같으면 하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선이 끝나도 후보들이 결과에 불복하지 않고,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증시에는 부담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시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이 추진할 코로나19 경기부양책 규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단 문제는 상원입니다. 미 하원은 현재처럼 민주당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현재 공화당이 다수석을 점하고 있는 상원에 대한 전망이 쉽지 않습니다. 월가에서는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다면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