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으로 간 옛 친이계…"사실상 종신형" 격앙

이재오 "건강 제일 염려"…黨지도부는 '침묵'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재수감되는 2일 오전, 측근 인사들은 논현동 사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저 방문 계획을 전하며 "이제 가면 언제 나올까, 건강이 제일 염려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79세인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중 구치소에서 보낸 1년을 제외한 16년의 수형 기간을 채워야 한다.

친이계에선 사실상 종신형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이날 MB 사저에는 권성동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현역 의원, 정병국 김영우 전 의원 등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대통령 본인은 지금도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고, 정권을 함께했던 우리도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그의 수감은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잔혹한 정권인지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이들 소수의 친이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오전 당 회의에서 지도부 누구도 MB 재수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당 차원의 별도 논평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진영 제1야당이자, MB정권을 창출한 한나라당의 후신이라는 '타이틀'을 고려하면 사뭇 생경한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실상 친이계들조차 대다수는 이 전 대통령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위로를 전하는 정도이지 집단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다만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의 남은 형량에 대해 "사실 죽을 때까지 징역을 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잘못된 문화를 고쳐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