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론 부족하다···AI 동원한 증권사 서학개미 모시기 경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주식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서학개미’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경쟁이 격화됐다. 초기 환전우대, 수수료 인하 등 가격 경쟁에 머물렀던 것에서 예약주문, 실시간 시세 제공, 소숫점 거래 등 거래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로 이동했다가 지금은 정보제공 분야에서 경쟁하며 앞다퉈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유튜브를 활용하는 흐름이다.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18조7143억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 순매수액(3조133억원)의 6배가 넘는다. 코스피지수가 2.6% 하락한 10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2698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시에 해외주식은 1조58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인공지능(AI) 활용···정보제공에 총력

증권사들은 해외주식투자 시장이 커진 만큼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해외주식 열풍에 비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정보 제공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대신 인터넷 카페나 개인 유튜버를 선택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외주식 분야는 국내주식에 비해 애널리스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AI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인공지능(AI) 기반 리서치서비스 ‘에어(AIR)’의 분석 범위를 미국주식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AI가 영문 경제뉴스, 기업정보 등을 선별해 분석한 뒤 한글보고서 형태로 매일 제공한다. S&P 500 지수 종목과 한국투자증권의 ‘미니스탁(해외주식을 1000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 총 554개 종목을 분석한다.

미래에셋대우도 AI를 활용한다. AI로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고객의 투자성향을 진단한 뒤 종목을 추천하는 서비스인 ‘엠클럽’이 대표적이다. 7월에는 AI가 주가흐름을 예측하는 ‘콰라의 주가예측’, 9월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종목구성 및 수익률을 볼 수 있는 ‘해외 ETF 트렌드’가 추가됐다. 10월 초에는 생소한 해외주식 종목명 대신 대표 제품, 한자어 독음, 현지어 발음 등을 활용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 검색 서비스’도 도입했다. 2일 기준 엠클럽 가입자는 42만명을 넘겼다.외부 기관과 제휴를 통해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는 곳들도 있다. KB증권은 올 3월부터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 파이낸셜’과 협력해 국내에서 다루지 않던 중소형주 종목을 분석해왔다. 미래에셋대우는 톰슨로이터의 영문 해외뉴스를 실시간 번역해 제공한다.

○NH증권, 업계 첫 MTS개편

삼성증권은 유튜브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증권은 ‘삼성증권 라이브’를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던 투자설명회를 유튜브로 옮겨오면서 비대면 시대에 가장 잘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개월간 약 70번의 생방송을 진행했다. 고객들이 댓글로 질문을 남기면 출연한 애널리스트가 그 자리에서 질문을 소화한다. 이외에도 ‘미스터해외주식’, ‘글로벌 ETF 모니터’ 등 시리즈 영상도 업로드한다. 키움증권의 ‘채널k’(구독자 9만3800만명)와 삼성증권의 ‘삼성팝’(6만5400만명)은 업계 구독자 수 상위에 올라있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나섰다. 한국 장이 끝나면 자동으로 해외주식 거래에 용이한 화면으로 바뀌는 ‘나이트 홈’ 모드를 지난달 12일부터 선보였다. 고객이 MTS에 접속하면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코스피지수 대신 나스닥 지수가 뜨고, 해외종목 실시간 가격이 표시되는 등 화면이 재구성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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