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셋값 13개월째 상승…오름폭은 줄어

한국감정원 10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10월 전셋값 0.47%↑
추석·코로나 탓에 상승곡선은 꺾여
주택 매매가격도 0.32% 올라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3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3755만원 오르는 등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전국 주택 전셋값이 13개월째 오르고 있다. 다만 추석 연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

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47% 올라 1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전월(0.53%)보다 상승폭은 둔화했다. 전셋값 변동률은 올해 1월 0.28%에서 시작해 2∼5월에는 줄어들어 5월 0.09%까지 내려갔다. 그러다가 6월 0.26%로 반등한 뒤 7월 0.32%, 8월 0.44%, 9월 0.53%로 4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임차인 보호를 위해 시행된 새 임대차 법에 따라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했고,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 시행과 거주요건 강화 등 영향이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와 코로나19 방역 강화 등에 따른 활동 위축 등으로 지난달 전세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셋값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지방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둔화했다.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0.56% 올라 전달(0.65%)보다 오름폭이 줄었다.서울은 0.35%로 전달(0.41%)과 비교해 0.06%포인트 감소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0.40%) 송파구(0.41%) 강남구(0.39%) 강동구(0.39%) 등 '강남 4구'의 전셋값 상승세가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성동구(0.63%) 노원구(0.52%)는 상승률이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경기도는 0.67% 올라 전달(0.85%)보다 상승 폭을 줄였지만, 인천은 0.68% 올라 전달(0.52%)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에서는 이주수요가 높은 광명시와 입주 물량이 적은 수원시 위주로 상승했고, 인천은 중구와 연수구 신축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5대 광역시 주택 종합 전셋값도 0.49% 상승해 전달(0.50%)보다 소폭이지만 상승 폭을 줄였다.
울산이 1.40%에서 1.18%로, 대전이 1.01%에서 0.86%로 각각 내렸고, 대구는 0.36%에서 0.35%로, 광주는 0.18%에서 0.14%로 각각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다만 부산이 유일하게 0.25%에서 0.36%로 상승 폭을 키웠다.지방은 전체적으로 전달 0.41%에서 지난달 0.39%로 내렸다. 세종시는 지난달 전셋값이 5.4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달(5.69%)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5% 이상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셋값이 33.15%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 역시 0.32% 올라 전달(0.42%)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수도권은 0.43%에서 0.30%로, 서울은 0.27%에서 0.26%로 각각 오름폭이 축소됐다. 서울 집값은 중랑구(0.27%) 광진구(0.23%) 마포구(0.23%) 노원구(0.22%) 강북·은평·성북구(0.21%) 관악구(0.20%)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송파구(0.06%) 강남구(0.07%) 서초구(0.09%) 등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적게 올랐다.

지방도 0.41%에서 0.34%로 줄었고, 5대 광역시(0.62%→0.55%)와 8개도(0.21%→0.18%) 역시 오름폭이 전달보다 축소됐다. 세종시는 주택 매맷값 상승률이 1.43%로 전달(3.83%)보다 절반 넘게 떨어졌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 측은 "수도권의 경우 서울 강남권 고가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감소하고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서울은 25개 구 전체에서 상승 폭이 축소됐고, 경기는 그동안 상승 폭이 높았던 지역 위주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