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성명' 없이 차로 자택 나선 MB…측근 인사들 배웅

취재진·유튜버 등 100여명 몰려 자택 앞 소란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조해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자책을 찾아온 측근들과 면담한 뒤 이날 오후 1시 46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자택을 출발했다.

권 의원 등은 밖으로 나와 이 전 대통령이 탄 차가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으나 부인 김윤옥 여사는 보이지 않았다.

김 여사는 이 전 대통령이 출발한 뒤 다른 차를 따고 따라간 것으로 알려졌다.자택을 나서면서 입장을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자택에서 출발한 지 약 14분 뒤인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의 차는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10여분 가량 신원 확인·형 집행 고지 등의 절차를 위해 검찰청사에 머물다 검찰이 제공하는 차를 타고 동부구치소로 향했다.이날 오전 일찍부터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등이 대거 몰려들며 혼잡한 분위기였다.

오전 7시께부터 하나둘 모여든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출발하기 직전 100여 명까지 늘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소속 2개 중대 150여 명과 강남경찰서 정보과·경비과 20여 명을 파견해 충돌 등에 대비했다.오전에는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 유튜버가 이 전 대통령 자택 앞 골목에 마주 보고 선 채 한동안 말다툼을 이어갔다.

진보 성향 유튜버 일부는 자택 앞에 '정의와 진실이 승리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시위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서는 순간에는 야유와 응원의 목소리가 섞여 몹시 소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지만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이미 1년 정도를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면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