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초강세에…1인당 국민소득 3만弗 유지할 듯

9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달러 환산 국민소득 증가
올해 3만1000달러 안팎 전망

"환율, 향후 1430원 가지 않으면
3만달러는 지켜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9월 들어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여 선진국 기준으로 통용되는 3만달러 선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약 1114달러(3.4%) 감소한 금액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6달러로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2018년(3만3563달러)에도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엔 3만2114달러로 2018년보다 4.3% 줄었다. 올해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 정도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1.2%), 2009년(-10.4%)이 유일했다.

1인당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실질 경제성장률, 물가(GDP디플레이터), 원화 가치 등 세 가지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한국은행이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1.3%다.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명목 국내총생산을 실질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는 올 상반기 0.3%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수를 단순 적용하면 원화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작년에 비해 1%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여기에 올해 평균 원화 가치도 작년에 비해 하락했다. 올해 1월 2일~10월 30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5원34전이다. 지난해 평균(1166원)보다 2.5%가량 떨어진 수치다.

성장률과 물가, 원화 가치가 모두 하락했지만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가량으로 3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 코로나19 충격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 원화 강세로 3만달러 선은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9월 4일 달러당 119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내림세(원화가치 강세)를 보이며 현재는 달러당 1130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밑돌려면 11월 1일~12월 31일 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29원53전을 기록해야 한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올해 최고가 환율(3월 19일, 1285원70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10~115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