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호남'에 달렸다…김종인 또 광주行

무릎사죄 후 두 달 만에 방문
"與의 5·18법 제정 자체가 의미"

야권 안팎 TK홀대에 불편한 심경
홍준표 "김, 한가하게 호남표 구걸"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광주를 찾아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에 대해 “법을 만드는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5·18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 위원장은 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그 법을 만드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내용에 대해선 입법하는 과정에서 상식선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확실하게 밀어준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특별법이란 게 지금 막 제출돼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5·18 명예훼손 처벌법으로 구성된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안을 발의했다.김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은 호남을 향한 ‘러브콜’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앞지르기 위해서는 호남 민심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인구 중 호남 출신이 많기 때문에 호남 러브콜은 곧 수도권 러브콜”이라며 “(광주를) 여러 차례 찾으면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야권 안팎에서는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궐선거도 없는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다”며 “대구에 가니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아마 다음 총선 때 광주에서 출마하는가 보다고 사람들이 말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잇따른 호남 방문으로 TK(대구·경북)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TK 홀대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는 그럴 수도 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한번 설정한 것을 계속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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