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동 건 배터리 3社, 2차 랠리 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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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불확실성에도 모두 급등배터리 3사 주가가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데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LG화학 배터리사업부가 미국에 상장될 수 있다는 소식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 상승 호재 속
LG화학, 배터리법인 美상장 기대
외국인·기관 매수로 5.3% 올라
"배터리 본격 성장은 이제부터"
삼성SDI, 내년 영업익 '1조 클럽'
SK이노베이션, 흑자 전환 전망
외국인·기관 3400억원 순매수
LG화학은 3일 5.3% 오른 65만60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43%, 7.35% 뛰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3사 주식을 총 339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중 외국인이 LG화학 주식을 16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주가 상승의 촉매는 이날 발표된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랑스 10월 전기차 판매량은 1만4대로 작년 동기 대비 12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르웨이는 7873대로 110.4% 늘었으며, 이탈리아도 2889대로 205.1% 급증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배출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며 “코로나19에도 새로운 수요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전지사업부 물적 분할이 통과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분할안이 지난달 30일 통과하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눌렀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CIO)은 “실망 매물이 소화되면서 배터리산업의 성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분할 법인이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매수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나스닥 상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에 상장되면 우려했던 국내 ‘이중 상장’으로 인한 LG화학의 가치 감소 이슈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 더 빠르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내년 배터리산업이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그린뉴딜 정책으로 전기차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터리3사의 실적은 후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4731억원으로 작년 대비 176%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35% 증가) 가까이 늘어난 3조33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내년 영업이익이 1조1810억원으로 처음 ‘1조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이 수치가 1조4485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여파로 정유·화학이 타격을 받으면서 배터리사업부의 저평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2조3069억원의 영업손실도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흑자로 전환하면서 배터리사업부의 가치가 재조명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정유 업황이 회복되면서 배터리 모멘텀도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 배터리 랠리 초입?
배터리주 ‘2차 랠리’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날 매수세가 일제히 나타난 것이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주는 내후년까지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가 내렸을 때 선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배터리주는 지난 8월부터 조정받았다. 코스피지수까지 부진하면서 올해 최고점 대비 최대 15~35% 떨어졌다. 이에 따라 조정받은 현 주가는 미래 가치에 대비해 과도하게 높지 않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온 유럽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확대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중국은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정유산업과 전통 제조업에 집중하던 미국도 전기차 보급을 늦추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전기차산업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전기차 배터리는 성장시킬 수밖에 없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