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봐도 뻔했다…트럼프에 몰표 던진 '이 사람들' [2020 미국의 선택]

'세라'는 68%가 바이든 찍어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 이름에 따라 어느 후보가 더 인기 있는지를 보여주는 색다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지난 두 달간 진행한 18개 경합주 여론조사들에서 추출한 유권자 1만7000명의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이름별 지지도를 분석했다.먼저 미국에서 가장 흔한 남자 이름 10개, 가장 흔한 여자 이름 10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지지층은 리처드였다. 리처드라는 이름의 응답자는 64%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고, 36%만이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둘 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제외한 결과다.

토머스(트럼프 61%, 바이든 39%)와 윌리엄(트럼프 58%, 바이든 42%)이 그 뒤를 이었고, 여자 이름 중에서는 낸시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선호했다. 낸시라는 이름의 유권자 중 57%가 NYT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캐런'이란 이름을 가진 유권자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캐런은 60%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40%만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했다.캐런 외에도 바이든 후보를 선호하는 이름은 바버라(바이든 58%, 트럼프 42%), 리사·퍼트리샤(바이든 54%, 트럼프 46%) 등 대부분 여성 이름이다. 남자 이름 중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경우는 없었다. 크리스토퍼와 조지프가 각각 두 후보를 똑같이 50%씩 지지한다고 답했을 뿐이다.

이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남성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여성 유권자는 바이든 후보를 선호한다는 대체적인 여론조사 흐름과 일치한다.

NYT는 또 2개월간의 여론조사에서 같은 이름의 응답자가 최소 30명 이상 나온 102개 이름을 추려서 이름별로 어느 후보를 더 지지하는지 별도로 분석했다. 102개 이름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도널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68%의 몰표를 던졌고, 바이든 후보를 가장 많이 찍은 이름은 세라(68%)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