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불확실성…4분기 성수기株는 '튼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장이 불안할 땐 경기방어주를 사라는 게 전통적인 투자 대응방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방어주들마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과 주가 흐름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성수기를 맞는 종목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커진 불확실성의 파고를 안정적인 실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3일 현대차는 1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동기보다 47.9% 많은 1조7230억원이다. 1개월전 전망치(1조3622억원)대비 2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6741억원에서 1조17억원으로 48.5%나 많아졌다. 이 영향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수준에 그쳤다.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적 전망도 가파르게 올랐단 얘기다.

자동차는 4분기 성수기를 맞는 대표 업종이다. 연말에 할인혜택이나 신차출시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큰 신형 투싼은 지난 9월 16일 출시했기 때문에 4분기에 실적이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연말 유럽 출시로 해외 수출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도 신형 카니발을 앞세워 4분기 실적이 탄탄할 전망이다. 다만 유럽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움직임은 유럽향 수출에 있어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4분기에는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많기 때문에 홈쇼핑 업종도 성수기다. GS홈쇼핑은 지난 3분기에도 컨센서스를 37.2% 웃돈 3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마진 제품 비중이 커졌다. 4분기에도 성수기 효과에 더해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GS홈쇼핑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동기보다 28.2% 많은 385억원이다. 전망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현대홈쇼핑, CJ ENM 등도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오르는 추세다.

의류주들도 겨울 성수기를 맞이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보복소비'효과까지 더해졌다. 주말마다 아울렛이나 백화점 매장에서 겨울 의류 매장이 붐빈다는 소식은 깜짝 실적 기대를 키우고 있다. LF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동기 보다 56.5% 많은 429억원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려졌다. 4분기 연말 소비를 노린 디지털 광고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지난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4분기 디지털 광고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광고 대장주인 제일기획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난해 동기 대비 27.8% 늘어난 660억원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디지털 광고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마케팅·인크로스 등 디지털 광고주들도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게임업종은 4분기가 성수기임에도 실적 눈높이가 낮아졌다. 지난 2~3분기 코로나19 수혜로 이미 실적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88억원으로 1개월전(2763억원)대비 17.1%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넷마블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931억원에서 890억원으로 낮아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