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햇빛 알레르기는 신병"…도 넘은 유튜브 방송들

가세연, 고인 사진 걸어놓고 엉뚱한 내용 방송하기도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빈소가 2일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개그우먼 박지선(36)씨가 2일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일부 유튜브 방송은 고인에 대한 황당한 주장을 내놓거나 고인의 사진을 걸어놓고 전혀 엉뚱한 내용을 다뤄 논란이 일고 있다.

기(氣)치료 및 점집을 운영한다고 본인을 소개한 유튜버 A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쥐띠 박지선 햇빛알레르기 지병은 신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태양을 피하는 병은 즉 신을 피하는 병으로 마음 안에 마귀, 사탄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이건 신만이 고칠 수 있고, 이런 병을 겪는 이들은 내가 고쳐줄 수 있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홍보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같은 날 '화장 못 하는 박지선'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스트리밍을 진행했다. 섬네일은 고인 사진이었다.

그러나 1시간 남짓 진행된 방송에서 박지선씨의 죽음을 다룬 분량은 10분에 불과했다. 방송 대부분은 라임·옵티머스 의혹, 독감 백신 위험성 등 박지선 죽음과 관련 없는 이슈로 채워졌다.네티즌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은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에 진행자 중 한명인 김용호씨는 "과거 제가 설리를 언급했다가 공격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악플러들을 잡고 보니 설리에게 악플을 달았던 사람이더라"며 오히려 네티즌들을 공격했다.

김세의씨는 "당신네들은 박지선님을 위해 뭘 했느냐"며 "박지선이 이런 아픔을 갖고 있었는지 당신네들이 알았느냐"고 했다.한편 박씨는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가려움이나 발진이 나타나는 '햇빛 알레르기'를 앓고 있으며, 피부가 민감해 화장도 할 수 없다고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경찰은 유족 의사를 존중해 모친과 박지선의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의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배우 박정민을 시작으로 송은이, 박성광, 김민경, 김신영, 유민상, 강재준, 이은형 등 개그맨 동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오는 5일 치러지며, 장지는 벽제 승화원이다.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하면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하던 해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우수상, 최우수상을 잇달아 받았다. 최근에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발표회, 아이돌 팬미팅 등 행사 진행자로 활약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