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알리바바의 앤트그룹 수출규제 보류"

로이터통신 "미 대선 직전 월가 반감 야기 우려 및 소송 가능성 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 그룹을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이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앤트 그룹의 지분 33%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마이클 에번스 사장 간 통화가 성사된 뒤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로스 장관은 에번스 사장이 수출규제 방안을 채택하지 않도록 촉구한 뒤 보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미 대선 직전에 월가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와 소송 제기 가능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앤트 그룹을 수출금지 대상 기업 명단에 추가해 370억 달러(약 41조9천21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그룹의 기업공개(IPO)에 미국 투자자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미국 기업은 전 세계에서 9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에 하이테크 제품을 수출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이번 보류 결정이 알리바바 측과의 통화에 영향을 받았거나 선거나 경제, 법적인 문제 등을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가 모조품 판매로 '악명높은 시장'(notorious market) 명단에 오르는 등 이미 미국 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중국 기업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를 정면 비판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중국 금융 당국은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와 상하이 과학혁신판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