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평창캠퍼스'를 아시나요?…혈세 3000억에도 '텅텅' [세금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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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강원 서울대 평창캠퍼스 르포(上)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기반 꿈꿨지만…
황량한 서울대 평창캠, 기업도 안 찾아
평창캠 관계자 "지역적 한계에 부딪혀"
[세금 먹는 하마]는 전국 팔도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취재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강원도 평창에는 혈세 3000억원을 쏟아부은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있다. 대중의 관심에서는 멀어졌지만 2015년 국회 국정감사 당시 세금 먹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서울대 평창캠은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연구개발(R&D)과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며 추진됐다. 5년 전 문제제기 후 서울대 평창캠은 대중들에게 점점 잊혀갔다. <한경닷컴> 취재진은 지난 6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유령캠퍼스'가 돼 있지 않은지 살펴봤다.
서울대 평창캠을 아시나요
<한경닷컴> 취재진은 서울역에서 KTX에 몸을 실었다. 약 1시간30분 만에 평창역에 도착했다. 평창역에서 서울대 평창캠까지는 가까웠다. 도보로 약 20여분이 걸렸다. 택시로는 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서울대 평창캠은 84만평으로 규모로 본교인 관악캠(70만평)보다도 넓다. 캠퍼스 전체를 도는 데 반나절이 걸릴 정도다. 캠퍼스 지도를 확인한 후 행정동과 연구시설, 상록학생생활관, 게스트하우스, 근린시설, 산학협력동 등을 돌아봤다.캠퍼스를 도는 동안 사람은 눈 뜨고 찾아볼 수도 없었다. 종종 차량만 몇 대 지나다닐 뿐이었다. 누군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안 들었다. 서울대 평창캠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게스트하우스도 그랬고, 근린시설과 학생생활관도 마찬가지였다.산학협력동은 '유령캠퍼스'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스산했다. 한 건물 안내표에는 3층 24개 사무실이 모두 사용되고 있다고 했지만 불이 꺼져 있었고 인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불이 켜져 있는 2층은 몇몇 사무실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문이 닫힌 사무실이 많았다.
캠퍼스 운영에만 1600억 들어가는데 기업은 찾지 않고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평창캠 건립에는 총 3118억원이 투입됐다. 모두 세금이다. 서울대 평창캠 운영에도 매년 100억~200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되고 있다.더 큰 문제는 바이오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던 서울대 평창캠을 기업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이던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평창캠에 입주한 기업체의 산학협력형태를 보면 13곳 중 2곳만 단독투자고, 나머지 11곳은 모두 임대 입주 형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강민정 의원이 파악한 현황에 따르면 입주 기업들은 2015년보다 더욱 줄었다. 서울대 평창캠은 △기업과 공동투자로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설립하는 공동투자 형태(modullⅠ) △기업이 단독으로 투자해 공장 또는 연구소를 설립하는 단독투자 형태(modull Ⅱ) △벤처기업, 특수시설 운영 등 소규모 기업의 공간임대 형태(modull Ⅲ) 유형으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공동투자 형태로 입주한 기업은 전무하고 단독투자 형태로는 3곳, 공간임대 형태로는 6곳이 입주해 있다. 전체 입주 기업은 9개로 5년 전에 비해 감소한 실정이다. 바이오산업의 메카를 꿈꾸며 야심차게 출발한 서울대 평창캠이 정작 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서울대 평창캠은 현 상황이 문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역적 한계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평창캠 관계자 :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지역적 한계에 부딪혀 개선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평창=조준혁 /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